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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거짓말 탐지기
정치인 거짓말 탐지기
  • 기고
  • 승인 2015.05.04 23:0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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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시민단체 중심 / 정치인 검증 시스템 도입 / 국민 정치 신뢰도 높여야
▲ 권혁남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흔히들 이 세상에서 가장 믿을 수 없는 세 가지는 일기예보, 통계, 그리고 여자의 마음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것들은 정치인의 말에 비하면 족탈불급이라 하겠다. 성완종 스캔들에서 보여준 이완구 전 총리의 끝없는 거짓말은 이러한 믿음을 확신시키기에 충분하였다.

이 전 총리는 총리 인준 청문회 과정에서도 금방 들통 날 거짓말들을 해대더니, 성완종 리스트가 공개된 직 후에 “가까운 사이가 아니다”고 했지만 1년 동안 23번이나 만났고 217차례의 전화통화 기록이 밝혀지는 등 입만 뻥긋하면 거짓말을 한 셈이 되고 말았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거짓말을 너무 잘한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가장 많이 하는 4대 거짓말을 아는가? 아마도 그것은 “단 한 푼도 받지 않았다” “기억이 안 난다” “그게 사실이라면 직과 목숨을 걸겠다.” “다시는 정치를 하지 않겠다.” 등일 것이다.

정치인의 거짓말은 국민들의 정치혐오와 정치불신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지만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하는 거짓말이 선거결과에 중대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에서도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예를 들어 지난 2012년 대통령선거 막바지에 국가기밀로 되어있는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의 일부를 발췌하여 여당이 터뜨린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포기발언, 그리고 국정원의 선거 불개입 등은 선거가 끝난 후에서야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었지만 이미 기차가 떠난 뒤였다. 때로는 의도하지 않았거나 실수로 인한 거짓말, 아니면 말고 하는 식의 발언이 선거결과에 심대한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당 후보가 “우리 집권당은 지난 5년 동안 2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였고, 5.7%포인트의 경제성장을 이뤘다”고 말한다면 그 통계수치의 진실을 확인할 길이 없는 국민들은 그대로 믿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까지 정치인들의 거짓말을 지켜보고만 있어야 하는가?

정치인의 말이 과연 진실인지 거짓인지, 아니면 과장된 말인지를 확인하거나 검증해야하지 않을까? 그래서 미국에서 2008년부터 정치인의 말이 과연 사실인지 아닌지를 검증하는 시스템이 작동되기 시작하였다.

이게 바로 사실검증(fact-checking) 저널리즘이다. 현재 수십 개의 팩트체커(Fact Checkers)가 운영되고 있는데, 대표적인 3대 팩트체커는 〈탬파베이 타임스〉의 〈폴리티팩트〉(www.poli tifact.com),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운영하는 〈팩트체크〉(www.fact check.org)와 〈워싱턴포스트〉의 팩트체커 블로그 등이다.

‘팩트체킹’(사실검증)이란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선출직 공직자와 각 분야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여론주도층 인사들의 발언을 심층 분석하여 그 발언의 옳고 그름을 검증하는 것이다. 팩트체킹의 대상이 되는 인사들의 발언은 언론보도, 대중연설문, 홈페이지 글, SNS 계정 글, 광고물 등에 표현된 뉴스가치를 담은 모든 발언이 해당되고 있다.

〈폴리티팩트〉는 소위 ‘진실측정기(Truth-O-Meter)’를 가동하고 있는데, 이게 매우 흥미롭다. 정치인 말의 진실성을 6단계로 판정하는데, 그것은 진실(TRUE)-거의 진실(MOSTLY TRUE)-절반의 진실(HALF TRUE)-거의 거짓(MOSTLY FALSE)-거짓(FALSE)-새빨간 거짓말(PANTS ON FIRE) 등이다. 실제로 어제 〈폴리티팩트〉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지난 4월 힐러리 클린턴이 아이오와주에서 “나의 조부모들은 모두가 다른 나라에서 이민 온 사람들이다”라고 한 발언의 진실 검증 결과가 공개되었다. 사실검증결과 8명의 조부모 중에서 적어도 3명은 미국 땅에서 태어난 것으로 밝혀져 이 발언은 “거짓”(false)으로 판명 났다고 공시하였다. 또한 〈폴리티팩트〉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오바미터(Obameter)’인데,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선거 캠페인을 하면서 약속한 모든 사항들을 항목별로 열거하고 각 공약들이 얼마만큼 실행됐는지를 따져 거기에 대해 점수를 매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도 시민단체 등이 중심이 되어 대통령은 물론이고 국회의원, 교육감, 도지사, 시장 군수 등의 발언이 사실인지를 검증하는 시스템을 작동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선출직 정치인들의 공약 이행 점수는 물론이고 발언 하나 하나의 진실성 검증결과를 인터넷을 통해 공시한다면 정치인들의 언행이 보다 진실해 질 것이며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도 높아지지 않을까 싶다. /권혁남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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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 팬 2015-05-04 20:56:56
이런건 강준만이 비판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