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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회가 가져다준 선물
음악회가 가져다준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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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6.1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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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확산 부담감 속 음악회 행사 성황리 마쳐…함께 동참한 시민에 감사
▲ 이상권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
전북혁신도시 이전 1주년을 기념해 한국전기안전공사가 마련한 ‘새울림음악회’가 지난 4일, 지역주민 3500여 명이 함께한 가운데 성황리에 끝났다. ‘온고을’ 전주에 새 둥지를 마련하고 순조롭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시민들과 각 기관의 후원에 보답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얼마나 찾아줄까?’ 행사일이 다가올수록 마음이 분주해졌다. 도심에서 벗어난 장소인 데다, 규모로 보아도 전례가 없던 터였다. 때 마침 불어온 ‘메르스’ 확산 바람은 무대를 준비하는 공사 직원들의 가슴에 찬물을 끼얹었다. ‘과연 될까’ 하는 설렘은 어느새, ‘해도 될까’ 하는 걱정으로 바뀌어 있었다.

행사 전날 밤, 관계 부서장과 임원들을 모아놓고 대책회의까지 가졌다. 의견은 절반으로 갈리었다. 필자의 결단만이 남았다. ‘시민과의 약속이 우선이냐, 예방이 우선이냐’. 결코 쉽게 결정 내리기 어려운 문제였다. 도내 농업인 지원을 위한 직거래 장터도 행사 날 함께 문을 열 예정이었다.

음악회 취소로 인해 빚어질 손실은 정작 큰 문제가 아니었다. 부담만을 생각했다면, 행사를 접는 것이 순리였다.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지역 내외의 여론을 살폈다.

필자는 시민들과의 약속을 택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한 염려는 철저한 안전조치로 예방할 수 있는 일이었다. 오히려 예고 없는 행사 취소가 주민의 오해와 불안감만을 부추길 수 있었다. 직원들의 역량과 시민의식을 더욱 믿었다.

행사 시간이 다가오며 시민들의 발걸음이 하나둘 이어졌다. 어린 아이들서부터, 지팡이를 짚은 어르신과 중년 부부, 그리고 손 맞잡은 젊은 연인들까지 남녀노소가 삼삼오오 무대 앞에 자리를 잡았다. 입구 안내부스에 마련해놓은 손 세정제 주위에는 시민들이 차례를 지어 손을 내밀었다. 누구라 할 것 없이 서로를 믿고 배려하는 마음이었다. 무대 위 조명이 켜지기도 전에 객석은 만원이었다. 뒤늦게 들어온 시민들은 행사장 잔디 위에 자리를 펴고 앉았다. 예상을 넘어선 성황이었다.

준비된 공연이 시작되고 다양한 장르의 가수들이 무대 위에 올랐다. 장쾌하게 울리는 음악 속에서 필자의 가슴도 함께 뛰었다. 객석의 반응은 어떨지, 앉은 자리는 불편이 없을지, 행여 사고라도 생기지나 않을지, 무대 아래 앉은 행사 주최자의 마음은 시종 두근거렸다.

저무는 해와 함께 걱정은 이내 사그라졌다. 쉼 없이 이어지는 갈채와 환호 속에 공연은 계획했던 시간을 훌쩍 넘겼다. 무대 위에 너울거리던 신명나는 선율들은 조명등에 비친 관객의 긴 그림자처럼 오래 남았다. 음악회를 마련한 필자의 감회는 깊었다.

하지만, 음악회의 성황보다 더 감격스러웠던 것은 시민들의 성숙한 문화의식이었다.

나만의 편의보다는 모두를 위한 행사 요원들의 안내를 존중하고, 인기를 떠나 무대 위에서 혼을 다해 노래 부르는 무명가수들에게는 아낌없는 갈채를 보내주었다. 흔한 취객 하나 없던 행사장 안팎은 관객들이 물러난 뒤에도 청결한 모습 그대로였다.

괜한 염려였다. 또한 느꼈다. 시민들 모두가 소소한 일상에서 펼쳐지는 작은 공연에 목말라 하고 있구나, 집 가까운 곳에서 가족과 함께 이웃과 더불어 즐길 수 있는 문화가 많이도 그리웠구나, 하는 것을 말이다.

음악이 아름다운 것은 높은 음과 낮은 음이 서로 하모니를 이뤄 어우러지기 때문이라 했다. 음악회와 같은 문화 행사가 잦아질수록 함께 마음을 나누고 희망을 얘기하는 이웃들은 늘어날 것이다.

한국전기안전공사가 마련한 이번 음악회가 혁신도시와 전북도가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며 화합하도록 이끄는 가교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지면을 빌려, 함께 해주신 시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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