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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건설, 왜 전문가에게 맡겨야 하나
철도건설, 왜 전문가에게 맡겨야 하나
  • 기고
  • 승인 2015.06.1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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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정 한국철도시설공단 호남본부장
지난 4월 1일 호남고속철도가 개통됨으로써 우리나라에도 본격적인 고속철도시대가 열렸다. 경부와 호남고속철도 교통망이 완비됨으로써 전국이 명실상부한 반나절 생활권에 접어든 것이다. 소위 ‘교통혁명’, ‘속도혁명’이라 불릴 정도로 고속철도로 인해 국민들의 생활에 일어난 변화는 엄청나다. 사회·경제·문화 등 모든 분야가 새롭게 변화되어 가고 있고, 특히 지역간 공간이 좁혀지면서 선뜻 방문하기가 어려웠던 섬과 오지에도 관광객들이 찾아오면서 활기가 넘치고 생활여건도 좋아지고 있다고 한다.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 위해 필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아쉬운 점도 있다. 철도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철도 노선, 분기역, 정차역 선정 시 이기적인 생각과 행동들로 인해 지역간 갈등을 여러 차례 경험했고, 일부 지역들은 아직도 이로 인한 앙금이 남아있는 곳도 있다. 그렇다면 누가 이런 일들을 결정하는 것이 옳은가? 잠재적 고객이면서 철도건설 비용을 세금의 형태로 부담하는 국민들의 의견도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의견을 다 반영하는 것은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가지 노선에 대한 비용 대비 편익 등 경제성을 분석해 가장 합리적인 노선을 결정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전문가의 영역이다. 그러나 아직도 일부 지역주민들의 이기심과 정치적인 목적 달성을 위해 노선 변경을 요구하거나 수요가 적은 곳에 역을 신설해 달라는 요구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 대부분 건설과정에서 사업비가 더 들어가고 수요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 운영에도 어려움이 많을 뿐 아니라,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으로 돌아간다.

철도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경제학의 제1원칙인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건설비용은 최소화하되 최대한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효과를 극대화 해야 한다. 물론 건설비용 최소화 및 경제적·사회적 효과와 편익이 최대화 되도록 계획하는 것은 전문가의 영역이다. 과거 수요예측 미흡으로 국민들로부터 질타를 받은 경우도 있었지만, 그래도 1차적인 결정은 전문가가 하도록 맡겨주어야 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일반인들이 가지고 있는 상식수준이 아니라, 그 분야에 십수년 동안 몸담고 있으면서 깊은 학문적 연구와 수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겸비한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특히 철도는 계획 당시 전문적인 이론과 수치해석을 바탕으로 장래 수요예측 및 투자비용 대비 최대의 효과를 얻기 위한 여러 여건들을 고려해야 하지만, 계획노선 변경을 요구하는 일부 주민들과 정치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지역에 대한 애향심과 자기합리화 등 비합리적인 요소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철도건설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실제로 경부고속철도 건설에는 20조 6,500억여 원, 호남고속철도를 건설하는 데는 8조 3,500억여 원이 투입됐고, 수도권고속철도에는 3조 1,200억여 원이 소요된다. 고속철도 건설비용의 절반은 국민들이 낸 세금이 들어가고 나머지 절반은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채권을 발행해 조달한다. 수조원의 막대한 건설비용이 들어가는 철도노선과 정차역을 결정하는 문제를 감정적으로 처리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또한 계획된 철도노선으로 설계하고 해당 자치단체와 지역주민들에게 사전 설명과 공청회를 마친 다음 노선이 확정되어 공사가 진행되면 무조건적인 반대는 없어야 할 것이다. 공사 중단으로 사업이 지연되면 당연히 건설비가 늘어나게 되고 그 피해 역시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지역 이기주의·정치적 판단 지양해야

최근 철도 투자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어 철도 종사자의 한 사람으로서 무척 반갑다. 그런데 투자가 늘어난 만큼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려면 많은 사람들이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장소에 건설돼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적기 적소에 투자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지역이기주의나 정치적 판단이 아니라, 전문적 판단이 최우선시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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