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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거나 버리지 않는 것'은 혁신이 아니다
'나누거나 버리지 않는 것'은 혁신이 아니다
  • 기고
  • 승인 2015.07.1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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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의 집권·패권적인 틀 벗고 권력구조 바꿔야 특정세력 권력 독점 막아
▲ 김영기 객원논설위원,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대표

요즈음 새정치민주연합의 혁신위가 화제이다. 무기력한 정당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정권획득은 요원하고 시민들의 지지는 상실해가는데 자신들의 안위만을 돌보고 있는 상황이 새정연의 민낯이다.

한국은 세계사에 유래가 없는 중앙집권적 사회이다. 문민정부시절부터 지방자치가 실시되었으나 권한은 없고 의무만 있는 반쪽자리에 머물고 있다.

정치·경제·사회·문화·시민사회·언론 할 것 없이 모든 것이 서울로 통한다. 우스갯소리로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들이 아침에 서울에 비가 온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출근했다가 차가 막힌다는 방송을 들으며 퇴근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4·19혁명 시기를 빼고는 대통령 중심제를 채택하여 반봉건적 유제들과 맞물려 한국사회를 더욱 권위적이고 중앙집권적인 사회로 만들었다. 최근 박 대통령의 유승민 원내대표 찍어내기에서 보듯 대한민국은 과연 민주공화국인가? 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권위주의의 속살과 민낯을 한껏 보여주고 씁쓸함과 자괴감이 들게 했다.

하지만 어디 집권세력에게만 해당되는 일인가? 부의 독점, 특정 지역의 독점, 기소독점, 정보의 독점, 서울의 지역에 대한 독점 등 모든 것이 중앙집권적 권위주의와 독점적 기득권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야당도 예외가 아니어서 특정 계파에 의한 권위와 독점이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다.

한국사회에서의 혁신은 혁명보다 더 큰 발상의 전환과 고통을 수반해야만 가능하다. 87년 체제의 내적 모순이 전방위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현실에서 혁신은 87년 체제를 수술하는 과정이어야 성공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 방향은 권력을 나누는 것이다. 대통령중심제가 가지고 있는 중앙집권적이고 패권적인 틀을 벗어야 한다. 장기적으로 권력구조를 바꾸어야만 특정인과 소수 세력이 권력을 독점하는 것을 막고 연합·연대·소통이 가능할 수 있다.

헌법 개정 이전에 중요한 것은 지역 스스로 삶의 미래를 개척하고 결정할 수 있는 분권과 자치를 최우선 과제로 하는 제도와 정당이 가능해야 한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여 대표나 측근 공천권을 지역으로 나누어야 한다. 현재 새누리당이나 새정연의 관심은 내년 총선의 공천권이다. 아무리 혁신을 외친다 해도 당 대표와 소수의 특정계파가 기득권을 강화하며 권력과 공천권을 독점되게 되어있다. ‘오픈프라이머리’는 현역의원들의 독무대가 될 것이요. ‘비례대표’는 대표나 소수 측근들의 잔칫상이고 ‘정체성’은 정적이나 밉보인 의원과 연줄 없는 입지자들의 ‘이유 없는 무덤’이 될 것이다. 존재하는 현실권력을 제대로 나누거나 버리지 못하고 화려한 수사로 치장되는 혁신은 미봉책도 되지 못하는 것이 작금의 상황이다.

회의나 당내 발언이 실시간으로 중계되고 토론되며 성안되기도 전에 이미 평가가 이루어지는 세상에서 어설픈 혁신은 의원들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동의를 얻기 어렵고 소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방편으로 전락하기 쉽다.

여당과 집권세력은 몰라도 야당의 혁신은 달라야 한다. 이제 본질에서 접근해서 당 대표 한 명의 권력을 열과 스물로 나누고 한 지역의 독점을 수 지역으로 나누며 소통과 대화와 타협으로 밑그림을 그려가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모 아니면 도’식의 정치제도의 형식을 바꾸기 어렵다면 우선 내용을 채우는 방식으로 실현해가는 것이 혁신이다.

혁신은 임명에 의해서가 아니라 주체들 스스로 힘으로 저항하며 주장하고 시대 정신화하는 불굴의 노력으로 얻어지는 것이다. 대표가 임명하고 힘을 실어주어야만 존재감 있는 혁신위와 대통령의 찍어내기에 스스로 굴종하는 새누리 모습은 차이가 없는 권위와 독점의 다른 모습이다. 이러한 사실을 인정할 때만이 혁신은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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