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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반성해야 할 열 가지
내가 반성해야 할 열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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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2.01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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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천 전주세계소리축제 집행위원장
1. 월드? 인터내셔널? 글로벌?

우리 축제는 인터내셔널 축제다. 과연 이 시대에 ‘인터내셔널’이라는 단어가 표현 가치가 있을까. 너도나도 ‘글로벌’을 주장하고 ‘세계’를 이야기한다. 단순히 해외 연주자를 초청하고, 우리 음악을 해외 몇몇 곳에서 알아준다고 ‘인터내셔널’이라고 말할 수 없으며 ‘글로벌’이라는 취지하에 무조건 ‘해외’를 지향할 수도 없다. 우리의 축제, 문화가 세계 속 어느 위치에 와있는지 고민해야한다.

우리 소리·문화의 확장성 고민해야

2. 호남-판소리-축제

‘소리의 발생은 호남’, ‘풍부한 문화적 인프라, 전북’이라는 안주 또는 자만 속에서 지역의 베네핏을 활용해 안주해서는 안된다. 우리 소리와 문화가 대한민국과 세계로 확장될 수 있도록 폭넓은 관점에서 고민해야 한다.

3. 현상? 또는 Fact?

주변엔 수많은 우리 소리와 문화 현상이 즐비하고 관련 종사자도 넘쳐난다. 과연 이들의 행위가 문화인의 ‘의무’인지 아니면 소리의 본질과 문화의 발전, 또는 개인적으로 도전을 위한 진심어린 노력을 동반하는지 돌아봐야한다. 또 이들의 고민과 고통,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한다.

4. 이끌어 갈 것인가? 이끌려 갈 것인가? 축제의 프로그램을 구성하다보면 예산, 지역특성, 관객의 기호 등을 핑계 삼아 안일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때마다 ‘문화’의 가치와 수준 높은 문화를 함께 향유하는 것에 대해 고민한다. 문화는 노력하는 것이다. 끊임없이 노력하며 축제를 만들어야 한다.

5. 문화? 또는 문명?

지금은 과거와 달리 ‘문명’이 ‘문화’를 이끌고 간다. 음악과 영상 제작, 홍보의 방향은 디지털 시대의 문명과 발걸음을 같이한다. 하지만 축제 일들을 문명의 발전을 따라가는 데에만 급급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문화의 세력들이 보다 진일보한 가치와 중심을 가지고 이 시대를 현명하게 타계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6. 나는 무엇을 알고 있는가?

나의 한정된 경험을 토대로 후배 연주자들의 고민과 관객의 수준을 다 아는 것처럼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본다. 새로운 세대는 내가 경험했던 것과 다른 시대를 살고 있다. ‘이럴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막연한 추측에 대해 반성해야할 것이다.

7. 올곧은 전통과 참신한 창작

전통은 올곧게 지켜야 하고, 새로운 창작품은 참신해야지만 누가 무엇을 위해 올곧게 지켜내고 있는지, 또 새로운 연주가와 작품이 얼마나 참신하고 과장되지 않았는지 등을 깊이 탐색해야한다. 미디어에 등장하는 수많은 자료들을 근거삼아 판단하면 안 될 것이다.

8. 축제조직, 관객, 연주자의 삼각관계

축제 조직, 관객과 연주가. 이 삼각관계는 단순한 정삼각형이 아니다. 때로는 조직의 판단 실수나 관객의 반응, 연주자의 실망스런 모습 등이 이 구도를 긴장케 한다. 이 삼각구도는 정확하게 규정되지 않은 만큼, 조금은 부드럽고 유연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

내년에 멋진 소리축제 만들 것 약속

9. 주최 측 추산과 관객의 추산

축제에서는 늘 많은 추산을 한다. 이만큼 관객이 올 것이다. 이만큼 수익을 얻을 것이다. 등 다양한 추산을 한다. 하지만 관객의 생각은 주최 측과 다르다. 당연히 만석을 이룰 것이라 예상했지만 관객의 무관심 또는 홍보의 부족으로 예측을 빗겨가기도 한다. 이 수치와 결과를 주도면밀하게 분석해 보다 밀도 있는 추산을 해야 한다.

10. Sori, Song, Sound

판소리는 이 시대의 ‘Song’, 노래로서 발전돼야 하며, 판소리 창작가들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 그래서 한국의 이미지를 풀어나가는 근원적인 ‘Sound’로의 귀결까지 이르러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2016년 전주세계소리축제의 미래의 관객들에게 내년에는 보다 멋진 축제를 만들 것을 약속하면서 위의 열 가지에 관해서 올 겨우내 많은 반성을 할 것을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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