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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 경영'에 대한 소감
'품격 경영'에 대한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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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2.2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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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재호 시인·석정문학관장
동문선(東文選) 도서출판 신성대 사장은 그의 저서 〈품격 경영〉에서, 국민 소득 1만 불까지는 성실, 2만 불까지는 기술, 3만 불까지는 문화, 4만 불 이상은 품격이라고 일렀다.

국민소득 4만불 이상은 품격

그러면서 프랑스의 화가 장 프랑수아 밀레의 〈만종〉을 예로 들었다. 모델은 귀족이 아니고 서민인데도, 그리고 프랑스의 모든 성화도 제치고, 이 〈만종〉이 프랑스 국격을 대표하는 그림이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그림 속 부부 옆에 놓여진 바구니는 실은 제 아기가 죽어서 담았던 그 바구니인데, 그 부부는 너무나 가슴 아픈, 가난한 서민이면서도 일모에 멀리 종소리가 들리자 두 손 모아 기도하면서, 내 사적인 분노나 슬픔은 다 내려놓고 전 자연과 전 인류에 대한 융성과 평화를 비는 공적인 기도를 했다고 했다. 이런 주장은, 쉬르 모던풍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가 그림의 내밀한 사연을 밝힌 것이기도 하다. 이에 더 보태어진 이야기인데, 밀레의 친구들이 말하기를,신성하게 보이는 그림에 어찌 아기 시신의 그림을 담아야 하겠느냐고 충고하여, 담긴 물건을 감자로 바꿔 그렸다고도 전해진다.

그런데 이 그림이 어찌하여 미국으로 건너갔는데, 어느 프랑스 부호가 전 재산을 털어 이 그림을 구매하여 본국 박물관에 기증했다는 것이다. 그림의 내용이 시사하는 바나, 그림을 구득하여 조국의 품으로 영접한 한 평범한 국민의 애국심이나 다 함께 조국의 국격을 높인 자존심이라고 동문선 저자는 결론을 맺는다. 가난한 사람이거나 부자이거나 간에 내 영화나 부귀보다는 국격을 먼저 앞세운 정신이야말로 지고한 애국심의 발로가 아니겠는가?

필자가 지난 어느 해에 일본 센다이라는 온천 도시를 여행할 기회가 있었다.시내 버스를 타고 이동 중이었는데, 도로 몇 블록쯤 지날 때마다 간간히 욘사마라 이르는 배용준 사진이 전신 크기로 윈도우 앞에 내걸린 모습을 보게 되었다. 우리네 영화 배우가, 늘 경계의 대상국인 저들의 존대를 극진히 받고 있다는 점에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다.

그냥 존경 받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우러름의 대상으로 높이 숭경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경험은, 유럽 여러 나라를 여행 중에, 우리 K-팝 한류 열풍을 실감하면서도 놀라움이 컸던 생생한 기억도 경험 중의 하나였다. 터키에 갔을 때는 늙수그레한 우리 내외가 아예 무슨 배우 취급을 받으며 여고생들 일행에게 둘러싸여 사진 모델이 되었던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렇다. 한류 열풍이란 것이, 우리네 영화며, 연속극이란 것이, 또한 소녀시대를 비롯한 K-팝 그룹들이, 온 세계를 휩쓸며 눈부시게 활약하는 것으로 우리네 자존심은 하는 높은 줄을 모르게 되었다.

그런데 우리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은 가만히 자존심만 챙길 뿐, 우리가 스스로 소위 국격을 높이기 위한 어떤 행위도 모색하려는 의지가 전혀 없다는 점으로 우리가 함께 깊이 자성해야한다고 필자는 생각했다. 우리나라 어느 한 곳도 배용준 사진이 걸릴 리 없었다. 중국 심양 도심에 크게 내걸린 장윤정 사진이, 우리나라에서는 아무곳에도 발견되지 않았다. 아니 우리 박물관 음침한 창고 속에 갇힌 청자며 백자며,백제 대향로며 우리 민족에 의해 영활한 예술품들, 자랑하고 아끼고 선양한 일이 있었던가? 누리며 향유한 일이 있었던가? 이쯤에서 자괴하고 자성해야 한다. 연예계 사람들이 남의 나라 사람인 양 우리는 심리적으로 간극해 있었다.

문화 선진 국민 되기 위한 노력 필요

예술적인 소양면에서, 문화의 모든 영역 진흥면에서, 우리 민족의 창의성은 탁월한데, 다만 우리가 공유하지 못한다고 생각된다. 전 민족 전 국민이 누리는, 문화의 선진 국민이 되기 위한 우리의 정려가 지금 바야흐로 필요한 때이다. 그것이 우리 자신의 품격과 우리 나라의 국격을 높이는 첩경일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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