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19-07-18 08:53 (목)
아름다운 도전과 새로워지기
아름다운 도전과 새로워지기
  • 기고
  • 승인 2016.01.05 23: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정도상 소설가

201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는 낯익은 문학인이 둘이나 당선되었다. 등단한 지 10년이 넘은데다 작품 활동 또한 게을리 하지 않은 작가들이다. 둘 다 전북소재 대학 출신들이었다.

하나는 전주대 국문학과를 졸업한 뒤에 2004년 전북일보와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시로 당선되었고, 2015년에는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시로 당선되었던 경력의 시인 문신이다. 그는 201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에 ‘발굴하는 토피아, 복권되는 생활’로 당선되었다.

전북출신 문학인들 신춘문예 당선

또 하나는 원광대 국문학과에 적을 두었다가 2003년 대한매일(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로 등단한 뒤에 2009년 제3회 시작문학상, 제17회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제28회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시와 희곡, 동화와 산문을 넘나드는 문단의 괴물인 시인 김경주이다. 그는 201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에 ‘태엽’으로 당선되었다.

문신은 전주에 거주하면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문신의 도전을 지방에 살고 있는 문인의 고달픔으로 이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지면 부족과 중앙문단에서 이름을 불러주지 않는 것에 대한 소외감으로 끊임없이 신춘문예에 도전했다고 한다면, 그것은 문신의 문학을 폄훼하는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도 있다.

김경주는 프로필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한 순간도 고여 있지 않고 머물러 있지 않으려는, 유목의 작가이다. 김경주의 문학적 성과와 도전은 이미 중견 이상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스스로를 문화생산자라고 표현하고 있다. 십년 넘게 ‘홍대앞’과 상수동에서 살며 오늘의 ‘홍대앞’이라는 현상을 만들어낸 문화생산자 중의 하나이다. 이미 시극(詩劇)을 연출하고 연극 대본도 썼던 그가 신춘문예 희곡 부문에 응모하였고 보란 듯이 당선된 것이다.

문신과 김경주의 도전에 큰 박수를 보낸다. 신춘문예 당선의 영광을 훨씬 뛰어넘는 아름다운 번뇌, 새로운 것에 대한 갈구와 영혼을 긴장시키기 위한 각고의 분투에 고개 숙인다. 신춘문예에 당선될만한 작품을 내놓기 위해서는 긴 시간 고투해야만 했을 것이다. 고독한 시간을 섬기지 않는다면 결코 작품은 탄생하지 않는다. 그들의 문화생산을 위한 고독은 삶이 낡아가는 것에 대한 간절한 거부이며 동시에 새로워지기 위한 열정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해 말,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흘러나오는 노래 ‘걱정말아요 그대’를 듣다가 그만 울음이 터진 적이 있다. 가사 중에 “~ 새로움을 잃어버렸죠~”에 콧등이 시큰하더니 기어이 울음이 터졌다. 사과를 먹던 중이었는데, 사과 조각을 입에 넣고 꺼이꺼이 울었다. 거실에서 함께 드라마를 보던 가족들은 ‘뭔일이래?’하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스스로를 새롭게 하는 이들에게 감사

나는 새로움을 잃어버린 낡은 작가였다. 낡은 ‘나’…새로움이나 변화를 간절히 추구하지 않았고, 스스로에게 엄정하지 않았다. 그럴 듯한 표정과 말로 독자를 기만하는 위선자, 문학적 허명에 우쭐대는 자, 자기기만으로 영혼을 폐허로 만들고 그것을 모르는 자, 문학 이외의 것을 가지기 위해 비겁도 불사하는 자였다. 무엇보다도 ‘지금’에 안주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낡아갔던 것이다. 작가의 영혼이 낡아가는 것은 자기자신에 대한 범죄이다. 나의 울음은 나의 낡음에 대한 반성이었다.

정초부터 두 후배 문인에게 크게 배웠다. 끝없는 도전으로 스스로를 새롭게 하는 그들에게 감사한다.

△소설가 정도상 씨는 전북대를 졸업하고 중앙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7년 단편 ‘십오방이야기’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