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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후백제 왕도인 전주
여기는 후백제 왕도인 전주
  • 기고
  • 승인 2016.01.1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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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성 전주교대 교수·한국고대사

그 어느 누구도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었겠지만, 지난 12월 24일에 전주 르윈호텔 맞은 편에서 조그마한 발굴보고회가 있었다. 이곳은 한옥마을에서 동고산성으로 올라가는 길을 확장하기 위하여 예전 집터자리를 국립전주박물관에서 발굴 조사한 것이다. 발굴되어 나온 유물도 눈에 확 띄는 것이 없다. 그러나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의미있는 발굴이었다. 다름아니라 그 곳에서 후백제에 관련된 유물이 다수 찾아진 것이다. 한편 지난 여름 메르스가 한창 기승을 부리는 시기에는 오목대에서 후백제시기에 축성된 성곽이 발견되기도 하였다. 이어서 전주 주변에서 후백제와 관련된 유물들이 상당히 지표상에서 수습되었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왔다. 실은 이번 발굴조사도 지표 조사상에서 발견된 유물에 근거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조그마한 지점이라도 이런 조사들이 지속되어 나갈 때 앞으로 후백제 도성으로서의 전주의 위상을 정립시키는데 좋은 근거 자료들이 될 것이다.

후백제 수도 역사 밝힐 자료 수집 위해

전주의 도심은 최근 엄청나게 팽창되었다. 신도시, 혁신도시, 아중지구 등으로 팽창되면서 고층 아파트들이 여기저기에 수도 없이 건설되었다. 구도심지는 다행인지 불행인지 단독주택 주거지가 많이 남아 있다. 구도심지는 바로 조선의 치소인 전라감영이 위치해있던 곳이다. 조선뿐만이 아니라 고려시대에도 고려의 치소인 성곽이 위치해 있었으며, 통일신라시대에도 치소가 있었던 곳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도심지의 조그마한 지점이라도 재건축시에 시굴조사가 이루어진다면 전주의 역사를 밝힐 수 있는 좋은 자료들을 수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마침 구도청 건물을 허물고 전주감영 터에 대한 발굴을 시도한다고 하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마침 영화의 거리에 주차장으로 사용되던 공터에 호텔이 건립된다고 하는데, 이번 기회에 그 곳을 발굴조사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전주부성의 핵심 중심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부성의 옛터였던 만큼 천년 전주의 모습의 일단을 드러내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된다.

이렇게 후백제 왕도에 대한 자료를 하나씩 하나씩 모아 가다보면 왕도의 경관이 어떻게 구성되었을까를 유추해볼 수 있다. 왕도의 경관을 재구성할 수 있다면 전주도 고도(古都)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고도는 문자 그대로 오래된 도시가 아닌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고도보존 및 육성에 관한 특별법’에 규정된 각 시대의 수도를 말하는 것이다. 경주는 2000년 12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지난 해 여름에는 부여와 공주, 익산이 백제의 고도로서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되었다. 부여와 공주는 백제의 수도라는 분명한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15년 이상 지속적으로 발굴을 진행해왔으며, 익산은 지금까지도 20여년 이상 꾸준히 발굴을 시도하여 미륵사의 경관을 복원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삼국유사의 기록과는 달리 선화공주가 아닌 639년에 사탁적덕의 딸이 무왕의 건강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미륵사를 건립했다는 명문이 나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렇게 너무도 명백한 사실을 지닌 고도라고 하더라도 경관 복원을 위한 자료수집을 위해 긴 세월 지속적인 발굴이 진행되어 온 결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긴 세월 지속적 발굴조사 뒤따라야

36년이란 짧은 시간이지만, 전주가 후백제의 수도라는 역사적으로 분명한 경험을 가진 만큼 이를 드러내 고도로 지정되는 자랑스런 역사를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다면 ‘천년 전주’의 품격을 드높이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김주성 교수는 전남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백제학회 회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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