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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덕담은…기본에서
새해 덕담은…기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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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1.1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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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용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영화평론가

새해 첫 달의 절반이 지났다. 지난 해 영화산업의 평가 기사들을 보니 전반적으로 호의적이다. 연 2억 명을 넘긴 관객수를 돌파하였고, 메르스 사태가 없었더라면 더한 숫자의 증가를 보여주었을지도 모르는 대목이다. 그러나, 숫자가 현실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2015년 절반이 지났을 무렵 상반기 한국영화 결산을 준비하는 기자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상반기 한국영화의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것 같은데 원인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이었다. 대답은 이랬다. “8월의 시작과 함께 최동훈 감독의 〈암살〉이 개봉을 하고,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이 개봉을 하면 지금 하고 있는 이야기는 쑥 들어갈 겁니다.” 대단한 예언도 아니었다. 두 영화가 천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한국 영화 위기론은 사라져 버렸다. 한국영화의 흥행을 두고 일희일비하는 풍토는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지만, 이제는 보다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하는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든다.

독립 장편영화 만명 관람 유도하고

가장 눈에 띄는 현상은 만 명의 관객을 돌파하던 한국의 독립장편 영화들이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는 것이다. 영화진흥위원회의 박스 오피스를 기준으로 보면 〈위로공단〉, 〈마돈나〉, 〈춘희막이〉, 〈한여름의 판타지아〉,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소셜 포비아〉 등이 만 명을 넘겼고, 화제를 모았던 독립 장편영화들이다. 영진위의 다양성 영화로 인정을 받은 작품이 더 많기는 하지만 이미 잘 알려져 있는 감독들의 예술 영화이거나 제작 시스템이나 배급력이 다른 영화들이 포함되어 있다.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을 통해 소개되었던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와 〈춘희막이〉가 어느 정도의 성적을 낸 것은 작품의 완성도라는 측면도 있겠지만 CJ의 아트하우스를 통해 배급되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과거와 달리 어떤 배급망을 통해 소개되는가 하는 것이 지난해만큼 중요했던 적도 없던 것 같다. 젊고 새로운 감독들은 독립 장편영화들이 매년 쏟아져 나오지만 그 중 극장을 통해 개봉하는 경우를 찾아보기는 점점 더 어려워진다. 개봉관 상영 회차의 부족으로 인해 만 명이라는 숫자는 산술적으로도 달성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매년 ‘천만’이 중요한 화두로 여기지만 진짜 중요한 숫자는 천을 뗀 ‘만’이다.

여기에 해외영화를 수입하는 수입사의 증가와 콘텐츠의 무분별한 수입은 작은 영화들이 벌이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2014년의 호황을 지나 시장을 붕괴시키는 결과를 이끌어 냈다. 콘텐츠 확보 경쟁으로 인해 이름이 있는 감독과 배우들의 예술영화 가격은 치솟은 반면 세 편의 영화 묶음인 패키지를 수입하게 되면서 원치 않는 작품들까지 극장과 IPTV에 풀어놓는 일이 늘어났다. 영화를 보지도 않고 선 구매 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저마다의 이유는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돈’ 때문이다. 몇 번의 허탕을 치더라도 한 번의 대박으로 만회할 수 있으리라는 자본의 기대감이 끝내 예술영화 시장을 무너뜨리는 경우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예술영화 무분별 수입 없어져야

올해는 좀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지만 수입된 해외 작품의 편수를 파악하고 나면 희망적이지만은 않다. 천만 영화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작은 영화들이 관객을 만나는 방식은 달라진지 이미 오래다. 빈익빈부익부의 시스템이 고착된 상황에서 무지와 무관심이 만나 펼쳐지는 이전투구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본에서 새 출발해야 한다. 한국의 독립 장편영화는 2010년에 그랬던 것처럼 만 명 관객을 모으기 위한 시스템으로 전환되어야 하고, 수입 예술영화들은 아트버스터라는 화려한 말을 버리고 아트영화로 시작해야 한다. 큰 것(숫자)만을 볼 때 놓치는 것이 바로 기본적인 것들이다. 이것이 새해 덕담이 될 수 있기를.

△이상용 씨는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를 지냈으며 〈영화가 허락한 모든 것〉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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