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19-02-20 23:33 (수)
[항일 운동사 재조명 ① 임실 오수 둔덕 이씨] "독립만세" 일가 16명 옥살이
[항일 운동사 재조명 ① 임실 오수 둔덕 이씨] "독립만세" 일가 16명 옥살이
  • 남승현
  • 승인 2016.03.01 23: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19년 3월 23일 만세운동 주도 / 일본 경찰과 치열한 전투도 벌여
▲ 3·1절을 하루 앞둔 지난 29일 임실지역 만세운동을 주도하며 지역 항일운동을 이끌었던 오수 둔덕 이씨 일가의 종갓집인 이웅재 고가에서 둔덕 이씨 15대 후손인 이강권 씨(왼쪽)와 이강안 대한광복회 전북지부장이 만세운동으로 16명의 일가가 투옥됐던 당시를 이야기하고 있다. 박형민 기자

3·1절을 맞아 1919년(기미년) 3월 임실군 오수면에 울렸던 대한독립만세의 함성이 요원의 불길처럼 후손들의 삶에 펼쳐지고 있다. 당시 ‘오수(獒樹) 둔덕 이(李)씨’ 일가 16명은 만세운동을 주도했으며, 일본 헌병 등과 맞서다 투옥돼 모두 징역형을 살았다. 이는 대한민국 독립운동사에서 찾아보기 힘든 일이며, 지역 항일운동사에서도 의미있는 일이다.

전북일보와 대한광복회 전북지부는 올해 공동기획을 통해 오수 둔덕 이씨 일가의 항일운동사를 재조명하는 것을 시작으로 지역의 숨겨진 항일운동 이야기를 발굴하고, 그 후손들의 삶을 담론할 예정이다.

△임실 오수 ‘그날의 함성’

임실 오수는 애국선열들의 항일운동이 국내 어느 지역보다도 줄기차고 강렬했다. 그 중에서도 독립운동을 하다 잡혀간 둔덕 이씨의 활약상은 단연 눈에 띈다.

29일 오후 찾은 임실군 오수면 오수리 원동산공원. 이기송(1888~1939) 애국지사는 1919년 3월 23일 이곳에 모인 군중의 선봉에서 독립만세를 불렀다. 들불같이 퍼진 함성은 이튿날인 24일까지 이어졌다.

이강안 대한광복회 전북지부장과 둔덕 이씨 15대 후손인 이강권씨(전 익산 모현초등학교 교장)는 “ ‘그날의 함성’은 전북지역 항일운동사에서 특별한 기억”이라고 말했다. 만세 운동은 물론 일본 경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인 끝에 50여명이 붙잡혔고, 둔덕 이씨 일가만 16명이 투옥됐기 때문이다.

△둔덕 이(李)씨 가문 활약상

1919년 고종 황제가 승하하고 국장을 할 무렵, 경성 인산 행렬에 참여했다가 경성의 독립만세운동을 목격한 이기송 지사 등 둔덕 이씨들이 귀향 후 3월 23일 임실 오수에서도 독립만세운동을 벌이기로 결의했다.

서로 극비리에 연락을 취해가며 거사를 준비했고 이날 오후 2시 드디어 대한독립만세의 함성이 울리게 됐다. 당시 재판기록에 따르면 처음에는 20~30여명이 시장거리를 돌면서 독립만세를 외쳤고 대열은 점점 커져 수 천명까지 불어났다.

오수리 원동산공원에서 이기송 지사는 “우리 조선은 독립국이었는데 10여 년 전에 일본에 합병당하였으니 2000만 우리 국민 모두가 합심해야 한다”고 연설했다.

몇 번이고 거리를 돌면서 만세를 부르고 경찰과 주재소, 면사무소 등을 습격, 유리창과 문짝을 부수고 사무실 비품 등을 파괴했다. 이기송 지사 등 수 십명의 둔덕 이씨 일가는 일본인 경찰서장과 맞서 독립운동의 정당성을 설파하다가 끝내 체포당했다.

그럼에도 이만의와 이영의·이송의·이정의 지사 등은 체포된 이기송 지사를 석방하라고 일본 순사를 협박했고, 결국 이기송 지사는 다음날인 24일 풀려났다. 이기송 지사는 풀려나자마자 다시 군중 앞에 서서 독립만세를 외쳤고 그 열기는 더욱 높아갔다.

24일 저녁 남원 헌병대와 임실 경찰서의 무장대가 대거 출동, 서로 대치하다가 결국 발포해 사상자를 낸 뒤 해산됐다.

△영광의 이름들

오수 일대에서 벌어진 만세운동에 가담한 둔덕 이씨 일가 16명은 재판에 회부돼 적게는 4월에서 많게는 7년에 이르는 징역형을 받아 온갖 고초를 당했다.

이기송(징역 7년·국민장), 이회열(징역 4년·애국장), 이기우(징역 3년·애족장), 이윤의(징역 3년·애족장), 이주의(징역 3년·애족장), 이용의(징역 3년·애족장), 이만의(징역 2년·애족장), 이영의(징역 1년·애족장), 이송의(징역 1년·애족장), 이정의(징역 1년·애족장), 이하의(징역 8월·대통령표창), 이태우(징역 8월·대통령표창), 이재의(징역 2년·애족장), 이강목(징역 2년 3월), 이창준(징역 8월·대통령표창), 이정우 지사(징역 4월) 등이 당시 항일운동에 앞장 선 애국지사들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