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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지능과 인간의 원죄
인간의 지능과 인간의 원죄
  • 신익섭
  • 승인 2016.03.11 2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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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수많은 데이터 바탕 모든 경우의 수 정확히 계산 / 곧 컴퓨터가 인간 대체할 것

이전에 미국의 실리콘밸리에서 직장 생활을 한 회사는 나중에 세계 굴지의 교육회사들에게 합병되기는 했지만 원래는 스탠포드의 교수 두 명이서 시작한 전형적인 실리콘밸리의 벤처회사였다. 그 둘 중의 한 교수는 컴퓨터 통신용 모뎀을 개발하여 특허를 소유하고 있는 공대 교수였고 또 다른 교수는 아주 독특한 천재 언어학 교수였다.

이 교수들은 주어지는 영어 질문들에 응시자들이 응답한 것을 녹음하여 이를 음성학, 언어학, 통계학적으로 분석하고 수백만 건의 응답 샘플에서 추출된 데이터와 평가자료를 바탕으로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채점 알고리즘을 만들어 응시자의 말하기 언어 능력을 평가하는 기술을 개발하여 회사를 만든 것이었다.

사람들은 어떻게 기계가 사람의 말하기 능력을 정확히 평가할 수 있느냐고 잘 믿지 않았지만, 이 기술은 전문적인 채점 교육을 받은 채점자와 비슷한 수준의 정확한 채점 능력을 가지고 있었고 채점의 오류와 채점자간의 편차가 없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더 뛰어난 채점이 가능했다. 녹음된 답변을 컴퓨터를 이용하여 밀리세컨으로 잘개 쪼개서 응답에 걸리는 시간을 재고, 단어들을 음소 단위로 나누어서 발음을 확인하고, 구와 구를 얼마나 네이티브와 비슷하게 끊어 읽는지, 답변의 속도는 어떠한지, 문법은 정확한지 등 10여분의 시험에서 약 2500 여개의 데이터를 추출하였다. 그런 후에 각각의 데이터를 채점 알고리즘에 넣어 점수를 주는데 이러한 점수 2500 여개를 이용하여 사람이 10여 분 인터뷰를 하면서 주관적인 평가를 내리는 것보다 훨씬 더 통계학적으로 정확한 평가를 내렸고 특히 많은 응시자의 평가를 짧은 시간에 오차없이 해낼 수 있다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이 기술이 적용된 영어 시험이 이미 세계 2000여개의 대학에서 토플과 같은 입시 시험으로 쓰여지고 있고, ETS의 토플 또한 녹음된 말하기 시험의 채점자 두 명중 한 명을 이미 이와 비슷한 컴퓨터 채점으로 대체한 지 상당히 되었다. 아시아의 한 나라에서 이러한 인공지능 컴퓨터 채점을 도입한 국가 영어 시험을 개발하고 싶어하여 한동안 공동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었다. 그 국가는 자체 영어시험을 개발하여 대입시험과 직장 입사시험용으로 사용하고자 하였는데 이러한 이유로 많은 응시자가 한번에 시험을 볼 수 있게 하고 또 답안을 짧은 시간에 채점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 채점의 정확성과 공정성이 가장 큰 문제였다.

그런데 그 시험 개발팀에서 채점 쪽을 담당하고 있던 한 교수는 시험을 개발하여 예비테스트를 해본 결과, 그 나라의 영어교수들의 채점 실력이 오히려 중고등학교 영어교사들보다도 못한 것으로 나왔다고 사석에서 털어 놓은 적이 있었다. 중고등학교 영어교사들은 주어진 가이드라인을 따라서 채점을 하므로 그나마 채점자들 간의 오차가 크지 않았는데 교수들은 자신이 그 분야의 전문가라는 자신감에 채점 가이드라인을 철저히 따르지 않고 자신의 영어 실력과 감에 의지한 채점을 하는 경우가 많아 오류와 오차가 많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 교수는 이러한 인공지능 컴퓨터 채점이 도입되지 못할 경우 시험 평가의 정확성을 어떻게 높일 수 있을지 난감해하고 있었다.

그 교수의 생각으로는 컴퓨터 채점 만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지만 사람이 채점하는 방식에 익숙한 다른 교수들과 정부 관리들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지 걱정하였다. 사람들의 인공지능에 대한 이해가 충분치 않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세돌 9단이 AlphaGo 인공지능과 둔 바둑에서 불계패를 한 것을 두고 놀랍다는 반응을 많이 한다. 어떻게 인공지능이 사람을, 그것도 그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사람을 능가할 수 있다고 반문한다. 하지만 이것은 지금이 아니더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 분명 생길 일이었다. 전 세계에서 모은 수많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능한 모든 경우의 수와 각각의 수에 따른 확률을 정확히 계산해내는 일을 사람이 더 잘해낼 수는 없다. 법률, 회계, 의료 등 데이터를 바탕으로 어떠한 상황을 판단하고 이에 대해 조언을 하고 주어진 프로세스를 밟고 처방을 내리는 일은 이제 곧 컴퓨터가 인간을 대체하게 될 것이다.

이미 인공지능 기술을 가진 구글과 테슬라의 무인자동차가 거리를 달리고 있으며 말을 닮은 보스턴다이나믹스사의 로봇들이 장애물이 가득한 산악을 무장을 하고 달리는 동영상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러한 인공지능이 없이도 사람들은 살 수 있지만 사람들은 인공지능에 연관된 수많은 위험을 알면서도 경쟁적으로 이러한 기술을 결국 개발해낼 것이다. 빌게이츠나 엘론머크스, 그리고 스티브호킹 박사가 우려하는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인공지능이 나타난다면 그것은 신과 같아지겠다는 끝없는 욕망으로 선악과를 따먹은 인간의 원죄에 대한 업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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