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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의사는 단지 팔짱만 끼고 있을 뿐
훌륭한 의사는 단지 팔짱만 끼고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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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3.2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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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세 전주대 대체의학대학원 객원교수, 인산가 회장

중국 선(禪)의 황금시대로 일컬어지던 당 나라 때, 조동종(曹洞宗)의 종조 동산 양개((洞山良价 807~869)의 어록에는 ‘양의공수(良醫拱手)’ 이야기가 등장한다.

양개는 그의 어록에서 ‘훌륭한 의사는 단지 팔짱만 끼고 있을 뿐 복잡다단한 치료를 하지 않는다(良醫拱手)’라는 이야기를 통해 “훌륭한 의사는 환자가 자신의 자연치유능력을 회복해 본래의 건강을 되찾을 수 있도록 유도하거나 도울 뿐이지, 지나치게 의술과 방약(方藥)을 베풀어 오히려 환자의 생명에 해악을 끼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인체 자연치유력복원해 생명 정상화

고금동서에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의 독특한 묘방(妙方)과 신약(神藥)을 통해 각종 현대 암, 난치병, 괴질로 고통 받거나 목숨이 위태로운 병자들을 죽음의 위기로부터 기사회생(起死回生)시킴으로써 세인(世人)들로부터 불세출의 신의(神醫)로 일컬어지는 〈신약(神藥)〉의 저자 인산(仁山) 김일훈(金一勳, 1909~1992) 선생의 의료철학의 원류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이요, 그 의료철학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무의자유(無醫自癒)’라 하겠다.

감기에 별다른 고민 없이 항생제를 곧바로 투여한다든지 암 덩어리가 뭉친 것이 드러났다고 해서 수술 등의 방법을 동원해 파괴 제거를 시도하고 항암제를 투여하는 등의 치료가 지극히 상식적이고 심지어 과학에 근거한 것이라는 생각과 주장까지 나오는 오늘의 현실은 ‘참 의료가 실종된 세상이요, 몸과 마음이 다 같이 심각하게 병든 세상’이라 아니할 수 없겠다.

인산 선생의 ‘무의자유’ 사상의 핵심은 무리와 부작용이 따를 수밖에 없는 인위 인공 조작의 의료에 의존하지 않을 경우 인위 인공 조작을 배제한 무위자연의 의료에 의해 인체의 자연치유능력이 점진적으로 복원되어 인체 생명을 순리적으로 정상 회복시켜준다는 것이다.

가장 훌륭한 위정자는 무위자연의 정치를 함으로써 천하 사람들이 그의 존재여부조차 잘 알지 못할 정도이고 그의 통치 행위가 자신의 실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거의 인식하거나 느끼지 못하게 되는 특징을 보여준다.

마찬가지로 가장 훌륭한 의료인은 전문적 지식이나 고도의 기술을 동원해 항공기나 자동차를 다루듯 고장 난 인체를 수리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궤도를 벗어난 삶의 패턴을 자연으로 돌아가게 하고 어떤 원인과 조건에 의해 약화된 인체의 자연치유능력을 복원시켜 인체 스스로의 복원력으로 비정상적 생명을 정상화시키도록 인도하는 역할을 한다.

늘 먹어왔던 음식 활용해 난치병 치료

인산선생의 신묘한 방약들 대부분은 우리 주변에 흔한 농림축수산물의 약성을 활용해 인체의 자연치유능력을 복원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산의학’은 약 아닌 약, 즉 우리가 늘 먹어왔던 음식을 활용해 난치성 병마를 물리치는 묘법을 제시함으로써 누구나 제 병, 제 스스로, 제 집에서 자연물의 약성을 활용해 얼마든지 고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그 누구도 무위자연에 근거한, 더없이 훌륭한 의료라는 사실을 쉽사리 알아차리지 못하지만 그래도 눈 밝은 이들의 지속적인 체구연마(體究硏磨)에 의해 시공(時空)을 초월한 인류의 ‘참 의료 전범(典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노자의 무위자연의 정치와 인산의 무의자유의 의론, 동산선사의 양의공수론 등의 공통분모에는 순리 자연의 정치, 순리자연의 의료, 순리 자연의 삶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메시지가 자리 잡고 있음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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