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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 엮어본 전주국제영화제
내 맘대로 엮어본 전주국제영화제
  • 기고
  • 승인 2016.05.0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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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성 전주교대 교수

나는 그저 그런 단순히 영화보기를 좋아하는 관객일 따름이다. 영화촬영을 하고 있는 현장도 한 번도 보지 못했고, 레드카펫을 걷는 연예인에게도 예쁜 여배우를 빼고는 별로 관심도 없는, 해외의 영화제나 심지어 국내의 다른 영화제에도 참가해보지 않은 무척이나 소극적인 관객이다. 그렇기는 하지만 보러가기 쉽다는 이유만으로 전주영화제는 지성스럽게 참가하였다. 이 이유 하나만으로도 전주국제영화제를 내 맘대로 엮어볼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본다.

형식적 행사 줄인 파격적인 개막식

내게 전주영화제의 시작은 개막식 예매부터 시작된다. 개막식 예매를 직접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꼈을 것이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예매 시작 채 2분이 안되어 매진이었다. 예매 시작 30분전부터 영화제 홈피에 접속해 오픈만을 기다리다가 재빨리 좋은 좌석을 지정해 예매를 시도한다. 아뿔사 좋은 좌석은 초대석으로 지정되어 예매가 안 된다. 또 다시 괜찮은 좌석으로 메뚜기 뜀을 시도한다. 벌써 다른 사람이 예매했다. 별 수 없다. 2층 가장 외진 곳으로 날아간다. 다행히도 예매가 된다.

이렇게 어렵사리 예매를 했으나, 문제는 개막식이었다. 개막 시작 2시간 전에 도착해도 소리 문화의 전당 주차장은 엄두도 못낸다. 게스트 차량만 통과시켜주기 때문이다. 괜스레 심사가 뒤틀리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영화감독과 배우, 그리고 영화축제를 위해 수고해주신 분들인 만큼 당연한 대우이다. 하지만 기분은 어지간해서 풀리지 않는다.

그런데 작년부터 야외에서 개막식을 진행한 덕택에 예매가 많이 수월해지고 주차 문제도 많이 풀렸다. 내 입장에서는 매우 고마운 일이다.

올해는 더욱 파격적인 개막식이었다. 긴 레드카펫 행사가 있었고, 이어서 간단한 개막식 행사가 이어졌다. 시장님의 개막 선언과 불꽃놀이에 이어서 간단한 공연과 심사위원 소개와 인터뷰 진행으로 끝났다. 지역인사 분들의 기나 긴 연이은 축사가 빠진 것이다. 참가자에게는 흥미 없는 주례사를 듣지 않아 다행이지만, 내년 예산 확보가 그리 쉽지만은 않을 듯싶다.

무어라 해도 영화제의 꽃은 영화이다. 일 때문에 많은 영화를 관람하지 못했으나, 3시간이 넘는 상영 시간임에도 화장실 물 내리는 소리만 기억나는 1회 폐막작 트라우마로 흥미가 없어진 때문이기도 했다. 매회 몇 편의 독립영화를 관람했으나, 인내심이 부족하여 중간에 그냥 나오기도 하였다. 흥미를 끄는 영화도 있었지만, 적극적으로 관람 의욕을 북돋우지는 못했다. 작년에 본 우리 아버지를 연상시키는 옹고집 노친네가 전단지에 실린 거액의 복권에 당첨되었다는 말을 믿고, 복권을 받기 위해 긴 여행을 아들과 함께 다녀오면서 부자간의 갈등을 풀고 가족애를 회복하는 ‘네브래스카’를 재미있게 본 후 올해는 더 많은 영화를 관람해보리라 결심했다. 이번 개막작 ‘본투비블루’도 추위에 떨었던 고통을 보상해줄 정도의 우수작이었다. 다음 날 본 ‘샌드스톰’은 수작이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구성이다. 감독과의 대화도 매우 유익했다.

많은 사람 즐길 수 있어야 좋은 축제

영화제도 축제이다.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어야 좋은 축제이다. 많은 전북사람들이 즐기는 것은 당연지사이고, 전 국민에게 흥미 있는 축제로, 전 지구인에게도 오고 싶은 축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러 장애를 극복하고 여기까지 오기도 힘들었겠지만, 한바탕의 재미가 아닌 인생을 전환시켜주고 보듬어주는 한 마당의 꿈으로 발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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