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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에 전북현대문학관 건립을 제안하며
익산에 전북현대문학관 건립을 제안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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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5.2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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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도상 소설가

오는 8월 4일에는 〈문학진흥법〉이 시행된다. 소설가 한강의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분의 수상 소식에 ‘문학 한류’의 시대가 왔다느니, ‘문학이 부흥’되었다느니 등등의 호들갑을 떨었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법률까지 제정하여 진흥해야 할 지경에까지 내몰린 것이 한국문학의 현주소며 현실인 것이다.

얼마 전 보도에 의하면, 전라북도는 정부에서 시행하는 〈한국문학관〉 유치에 나서기로 했고 유치 후보지로 정읍과 남원을 선정했다고 한다. 그나마라도 했으니 다행이라고 하겠다.

근대화 애환 집약된 곳에 세워야

문학진흥법 3조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문학진흥에 관한 시책을 강구하고, 문학 창작 및 향유와 관련한 국민의 활동을 권장·보호·육성하도록 노력해야 하며 예산상의 조치를 취하도록 되어 있다. 이어 제5조, 8조, 9조, 10조, 11조, 12조, 16조, 19조 등에는 지방자치단체장이 할 수 있는 법률적 책무가 규정되어 있다. 자치단체장들이 마음만 먹으면 참으로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전북도민이며 익산시민으로서 그리고 소설가로서 익산시와 익산지역사회에 〈전북현대문학관〉 건립을 제안한다.

익산은 한국문학의 현재이다.

전라북도는 지금도 한국문학의 현재이다.

가람 이병기 선생을 비롯해 평론가 천이두, 소설가 윤흥길, 박범신, 양귀자, 시인 안도현, 박성우, 김경주 등이 익산에 살았거나 원광대 출신들이다. 당연히 익산은 현대문학의 현재를 살고 있다. 전라북도로 확장하면 시인으로서는 신석정, 고은, 김용택, 복효근 등이 있고 소설가로는 채만식, 최명희, 서정인, 박상륭 신경숙, 은희경, 손홍규, 이병천, 정도상 등이 활동했거나 하고 있다. 그 외에도 미처 호명하지 못한 시인과 소설가 평론가 등이 수두룩하다.

익산은 호남의 교차로였다. 호남을 떠나는 마지막 역이었고, 호남으로 들어서는 첫 역이었다. 당연히 수많은 사람들의 생애가 모이고 흩어진 곳이었다. 한 시대의 슬픔과 상처, 영광과 몰락이 고스란히 반영된 익산에 〈전북현대문학관〉이 들어선다면 참으로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전북현대문학관은 삼남을 떠나고 삼남으로 들어서는 익산역 앞의 원도심에 들어서야 한다. 근대화의 애환이 집약되어 있는 원도심을 떠나 지을 수는 없다.

아주 거칠게 상상해보면 문학관은 기본적으로 정보원, 교육원, 창작원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첫째, 정보원은 전북 현대문학에 관한 모든 자료가 아날로그적으로 수집되어야 하고 디지털 아카이브도 구축하는 업무를 주로 관장한다. 자료의 상설전시, 기획전시, 주요 작가의 개별 ‘작가의 방’이나 서재도 재현해야 한다. 둘째, 교육원은 문학교육과 학술활동, 해외 교류, 전문인력의 양성 및 지원의 업무를 주로 관장한다. 또한 지역사회와 소통하며 문학의 수용과 향수를 위해 ‘라이브러리 파크’를 운영한다. 셋째, 창조원은 전문작가의 창작지원, 작가 레지던시, 다른 장르와의 융복합적 콘텐츠 개발 및 지원과 투자를 주로 관장한다.

문학적·예술적으로 건축을

이렇게 기본적인 요소로 구성되지 않으면 문학관은 지속가능성을 상실할 것이고 그저 또 하나의 건물로만 존재할 것이다. 지속가능성과 새로운 창의성을 유지하는 것이 문학관 운영의 목표가 되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 건축도 여기에 맞게 문학적이며 예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만일 익산역 앞의 원도심에 〈전북현대문학관〉이 들어선다면, 익산은 새로운 문화의 시대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문학관이 있다고 해서 전북현대문학관이 없어야 하는 이유는 없다. 그것을 위해 문화운동이든 시민운동이든 해볼 요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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