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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 뭘 남겼나 - ③선거 무관심
[6.13 지방선거] 뭘 남겼나 - ③선거 무관심
  • 김재호
  • 승인 2002.06.17 2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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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선거기간 동안 민주당 한화갑 대표는 단체장 후보 지원을 위해 전북 장수 등을 방문했지만 별 환영을 받지 못했다. 소위 정당의 대표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산동네에 ‘떳지만’ 몰려든 청중은 20여명에 불과, 상대후보 측에서 우스갯소리로 비아냥댈 정도였다.



이번 선거에서는 또 아파트 우편물 투입구에 선거공보물이 꽂혔지만, 뜯어보지 않고 쓰레기통에 버린 주민도 많았다.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동에 사는 W씨(35)는 “공보물을 보아도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데다, 할일이 밀려 자세히 볼 틈이 없었다”고 말했다. W씨는 이번에 투표도 하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비리 외면하는 유권자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 축구 개최기간에 치러진 이번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무관심은 꼭  ‘월드컵’ 때문만이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복합적 이유로 선거에 대한 무관심이 커지면서 도내 투표율도 54.5%를 기록, 지난 98년 6.4선거 57.8%보다 3.3% 포인트 떨어졌다. 비록 전국 평균 48%에 비해서는 6.5% 포인트 높은 성적이지만 ‘정치꾼’이 아닌 ‘지역 살림꾼’을 선출하는 지방선거에 대한 주민들의 무관심이 어느 정도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 셈이다.



이같은 선거무관심 현상은 정치권의 끊임없는 비리와 이전투구식 정쟁이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사상 최악의 투표율이 기록된 이번 선거는 집권당인 민주당이 각종 비리문제 충격에 격침일로에 있는 상황에서 치러지면서 이미 예상됐던 것.



대부분의 민주당 지지세력들은 대통령 아들까지 연루된 비리의 물결 앞에서 부끄러움과 분노를 감출 수 없었고, 선거를 냉소했다. 민주당이 막판에 ‘그래도 ...’하며 과거 황색바람 시절의 막판 이변을 기대했지만, 이미 돌아선 민심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사전 검증없는 기표행위



유권자들의 선거 무관심은 후보에 대한 판단 과정을 생략하는 중대한 실착을 범했다. 주민에 대한 진정한 봉사가 무엇인지 조차 모르는 인물, 봉사라는 허울을 쓰고 주민을 현혹시키는 정치꾼들이 지방의회와 단체장에 진입할 수 있는 관문을 넓혀주는 역할을 유권자들이 앞장서 자임하는 아이러니가 이번 선거에서 판쳤다.



이번 선거에서 처음 도입된 공직후보의 전과기록이 선관위를 통해 공개됐지만, 남원에서는 ‘강간치상’전과기록을 가진 전직 시의회의장 출신 후보가 50%를 훨씬 넘는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다시 시의회에 진출했다. 폭행치사 전력이 있는 후보에게도 유권자들은 넉넉한 마음씨를 선사해 당선되게 만든 사례도 있다.



이같은 현상은 후보 자신이 과거의 어두운 전력을 딛고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새로운 삶을 위해 열심히 살아왔고, 이같은 점을 주민들이 높이 사 주었기에 가능했다는 긍정론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판단은 섣부르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전과자 기록을 공개했지만, 전과 내용의 경우 마치 후보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가 된 것처럼 지극히 소극적이어서 유권자들 대부분은 정확한 내용을 알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유권자들의 선거무관심이 심화되면서 유권자의 과거 전력이 선거전에서 큰 문제로 부각되지도 않았다.  오히려 전과자의 과거 허물은 별것 아닌 것으로 치부되거나, ‘시골 인심’으로 무마되기 일쑤였다.



특히 정당공천이 없는 기초의원 선거의 경우 유권자들의 투표 행태가 인물 됨됨이나 정당 기준보다는 ‘인사 잘하고, 주민들에게 친근감이 있는 지 여부’에 더 큰 무게를 두는 쪽으로 굳어진 상황이었기 때문에 전과기록은 선거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유권자들이 지역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능력과 도덕성을 고루 갖춘 일꾼을 뽑는다는 진지한 자세가 돼 있다면, 최소한 파렴치 전과 전력자는 공직 후보가 되겠다는 꿈도 꾸지 못할 것이다.



유권자들이 선거에 무관심으로 일관한다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듯 지역발전을 위해 일할 후보보다는 자기자신의 입신양명을 위하거나, 공직을 돈벌이 수단으로 치부할 후보들이 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회에 진출할 개연성이 커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것이다.



후보의 인물을 보고 선택하기 보다는 혈연 지연 학연은 물론 계 모임이나 종교 등 소위 연줄이 닿는 후보에게 무조건 기표하는 선거무관심은 하루 빨리 제거해야 할 ‘고름’으로 비판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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