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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의원들 ‘공천 어떻게 해야 받나’조바심
현역의원들 ‘공천 어떻게 해야 받나’조바심
  • 황재운
  • 승인 2000.01.13 2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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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지역 한 재선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공천을 받으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모르겠다”면서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얼마전까지 여유있는 표정을 보이던 이 의원은 지난 10일 전주 덕진과 무진장 등 2곳의 조직책이 선정된 이후에는 표정이 급변했다. 그는 “옛날 야당때는 총재라도 당에 있어 얼굴을 보고 하소연이라도 했지만, 이제는 어디 가서 누구한테 이야기를 해야 할지도 막막한 상태”라며 답답한 마음을 내비쳤다.

또 다른 의원은 “타지역 의원들은 조직책선정위원장이 우리 지역출신이니 좋겠다고 말하지만 도대체 얼굴을 볼 수가 없으니 어떻게 하느냐”면서 “다른 조직책 선정위원이라도 만나보고 싶지만 아무리 메세지를 전달해도 메아리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 역시 “조직책 선정작업을 어디서 하는 지도 모르고, 어떻게 하는 지도 모르겠다”면서 “진인사대천명(盡人事 待天命)이라고 기다려 보는 수 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조직책 선정에서 제외된 현역의원들은 요즘 가시방석이다. 나름대로 선거구 조정대상이거나, 조직책 선정과 관련된 당직을 맡고 있다는 핑계가 있기는 하지만 어쨋든 기분 좋은 일은 아니라는 반응들이다.

지역에서의 인기도가 비교적 좋은 것으로 평가받는 한 의원은 “조직책이든 공천이든 걱정은 않지만 남들보다 뒤처져서 임명되는 것이 별로 좋지는 않다”면서 “우리 지역은 선거구 조정대상에 포함돼 이번에 선정대상에서 제외됐지만 벌써부터 경쟁자들은 다른 소문을 내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여기에 최근 시민단체의 공천부적격자 발표도 현역의원들의 마음을 조아리게 만들고 있다. 선정기준면에서 많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을 받고 있고, 발표 자체가 논란거리가 되고 있지만 어쨋든 시민단체의 명단에 오른 의원들은 큰 상처를 입은 것이 사실이다.

이 명단에 오른 한 의원은 “도대체 말도 안되는 시민단체의 폭력”이라고 흥분하면서 “하지만 지역의 입지자들이 모두 입을 모아 이사실을 떠들어대고, 또 이같은 여론이 공천심사에서 반영되면 큰 일”이라고 걱정했다.

현역의원들의 조바심은 이처럼 날이갈수록 더해가고 있지만 소위 실세(實勢)에 해당되는 의원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워 대조를 보이고 있다.

조직책 선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한 의원은 아예 국회 의원회관과 당사에는 모습을 비치지 않고 호텔과 콘도 등 ‘시내 모처’에서만 활동을 하고 있다. 수행비서조차 떼어버려 행선지는 아무도 모르고 연락도 핸드폰을 통해 하고 있어 동료의원들의 마음을 애타게 하고 있다.

동교동계 한 의원은 집에 찾아오는 입지자들을 피해 최근 이사까지 했다. 밤늦게까지 집에 찾아오고, 집근처에 진을 치고 있는 사람들을 피해 집을 옮긴 이 의원의 주소는 보좌진도 모르고 오로지 운전비서만 알고 있다는 후문이다.

민주당의 조직책 선정작업이 윤곽을 드러내는 2월 중순까지는 공천을 받는 의원들의 조바심과 공천을 심사하는 의원들의 숨바꼭질이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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