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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노무현] 전북일보 노조원과 함께 나눈 서민적 정취
[선택, 노무현] 전북일보 노조원과 함께 나눈 서민적 정취
  • 김원용
  • 승인 2002.12.20 2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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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후보의 대통령 당선에 전북 도민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큰 몫을 차지했으나 노당선자 개인적으로는 전북과의 인연이 많지 않다.



선거기간에도 전북방문이 없었던 터여서 노당선자의 체취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그럼에도 노당선자에 대해 도민들은 그다지 거리감을 느끼지 않는 것 같다. 언론 등을 통해 그의 서민적 이미지가 깊게 각인됐기 때문이다.



노당선자의 서민적 이미지가 일부러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실제 그가 지닌 성품임을 옆에서 지켜본 사람들이면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실. 전북과의 인연이 거의 없었던 시절 전북일보 노조원들과의 만남에서도 그런 면모가 그대로 드러났었다. 



노당선자가 전북일보 노조행사에 초대된 때는 93년 11월 27일. ‘5공비리’ 국회 청문회 스타로 부상했음에도 부산지역의 민자당 정서를 뚫지 못하고 재선에 실패한 아픔을 채 떨치지 못했던 시절이었다.



한 1시간여에 걸쳐 해박한 노조론을 펼쳤던 그는 특유의 거침없는 강의도 강의였지만 격의없는 자세로 노조원들을 사로잡았다.



강연이 끝난 뒤 노조원들과 막걸리 잔을 함께 기울이며 허심탄회한 이야기들이 오갔다. YS가 대통령이 됐으니 오랫동안 민주화 투쟁을 함께 해온 DJ를 차기 대통령으로 밀지 않겠느냐는 한 노조원의 질문에 “택도 없는 소리말라. 정치를 몰라서 하는 이야기다”는 말로 응수했다.



노조원들의 권유에 마이크를 잡고 노래 솜씨를 자랑했으며,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막춤’ 실력도 과시했다. 노 당선자는 당시 전북일보 노조원들과 저녁 늦게까지 어울려 ‘몸을 푼 뒤’ 당일 떠나지 못하고 행사장 인근 무주리조트에서 묵었다.



“술이 많이 취하기도 했지만 ‘청문회 스타’가 아닌 노조 일원으로 착각할 만큼 격식을 따지지 않았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장주익 당시 노조위원장(64)은 기억했다.



강혁구 당시 노조사무국장(현 JTV기자)은 “강사료로 30만원을 줄 때 손사래 없이 노동의 대가라고 주저없이 받아드는 모습이 당당해서 오히려 보기 좋았었다”고 말했다.



노당선자 초대에 다리를 놓았던 사람은 그와 친분 관계가 있었던 황이택 전 전북일보 편집국장. 국회 출입기자로 활동하며 노당선자와 자주 어울렸던 황국장은 노조 행사 후 함께 숙소에 묵으며 평소 알지 못했던 노당선자의 또다른 면모를 보았다며, 당시 있었던 에피소드 한 토막을 털어 놓았다.



“누가 팩으로 된 뱀술을 가져와 하나씩 나눠 먹고 잤습니다. 팩 두 개가 남아 아침에 내가 하나 먹고 하나를 건네 주었더니 먹지 않고 가방에 넣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 귀한 것을 나만 먹을 수 있냐며 집사람에게 갖다 주어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황씨는 사소한 것 하나에서 그렇게 마음을 쓸 줄 아는 사람이 나라와 국민도 생각할 줄 알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소박한 잠바 차림의 ‘노무현씨’와 함께 찍은 사진을 지금도 잘 보관하고 있다는 당시 노조원은 “노당선자가 전북일보 노조원들과 함께 했던 어려웠던 시절의 그 순수하고 서민적인 모습과 마음을 계속 간직하는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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