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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말라리아와의 戰爭
[오목대] 말라리아와의 戰爭
  • 전북일보
  • 승인 2000.05.0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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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지긋한 노장년층이상은 대부분 어렸을 때 말라리아, 즉 학질에 한두번 걸린 경험을 갖고 있다. 50∼60년대만 해도 시골에서는 치료제를 구하기가 힘들었고 방역도 제대로 안돼 여름철에 말라리아에 감염되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 그리고 발병 원인도 학질모기에 의한 감염보다는 몹쓸 귀신이 붙어서 못살게 구는 것으로 알고 환자를 깜짝 놀라게해 귀신을 쫓는 민간요법이 성행했다.

말라리아에 걸리면 잠든 환자에게 찬 물수건으로 얼굴을 스친뒤 뱀이 지나갔다며 큰 일 났다고 겁을 준다. 또 황소에게 입을 맞추게해 어린애들을 자지러지게도 한다. 어떤 사람의 3대 독자가 학질에 걸렸다. 그는 귀신을 떼기 위해 아들을 찬 물속에 넣었다, 꺼냈다를 반복했다. 그러자 아들이 죽고 말았다. 친척들이 달려와 위로를 하자 그 사람은 “죽기는 죽었어도 학질은 떨어졌을 것”이라며 자위하더라는 이야기도 있다.

그런데 그동안 자취를 감추었던 말라리아가 경기도 일원에 창궐, 방역당국이 급기야 ‘말라리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는 소식이다. 첨단과학의 발달은 어제가 옛날이고 디지털의 정보화시대가 펼쳐지고 있는 마당에 어둡고 힘들었던 시절의 질병이 다시 창궐하고 있다니 무엇이 잘못 돼도 한참 잘못된 모양이다.

더욱 이해가 안되는 것은 말라리아의 창궐 원인이다. 그 첫째가 바로 북한 모기의 대량 유입설이다. 북한의 식량난으로 말라리아 모기의 주된 혈액공급원이었던 가축이 도축되면서 먹이를 잃어버린 북한 모기떼가 먹이감을 찾아 월남(?)했다는 것이다. 굶주림에 시달리는 북한동포를 먹여 살리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굶주린 북한 모기의 배까지 채워줘야할 실정이라니 어이가 없다.

두번째 원인은 환경파괴에 따른 말라리아 모기의 토착설이다. 날씨의 고온현상으로 모기의 생육기간이 짧아진 반면 모기를 잡아 먹는 천적인 미꾸라지나 새 등이 사라진 탓이라는 주장도 있다. 역사만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질병도 반복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어쨌거나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하니까 올 여름은 조심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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