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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조직간 알력 한국대사관피습 촉발 추정
폭력조직간 알력 한국대사관피습 촉발 추정
  • 연합
  • 승인 2000.05.08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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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도네시아 한국 대사관 피습사건은 현지에 진출한 국내 조직폭력배들의 세력다툼에 의해 빚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대사관은 피습사건의 정확한 동기와 배후를 규명하기 위해 시위대가 지난 4일 대사관저 앞에서 난동을 부리며 추방을 촉구한 김모씨에 대한 신원파악과 행적조사를 서두르고 있다.

조사결과 김씨는 올해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 홍콩 등지를 수십차례에 걸쳐 옮겨다닌 것으로 드러났으며 지난 3월 14일 자카르타에서 싱가포르로 떠난 이후 더 이상의 행적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법무부 김포공항출입국관리소의 조회 결과 김씨는 한국으로도 귀국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싱가포르나 홍콩 등 동남아지역에 체류중인 것으로 대사관측은 추정하고 있다.

김씨는 또 지난 70년대에 한국에서 청와대 경호원으로 활동했다는 시위대의 주장은 사실무근이고 폭력과 사기 등의 혐의로 입건된 적이 있는 인물로 밝혀졌다.

대사관측은 지금까지 드러난 김씨의 행적과 과거 경력 등으로 미뤄 정상적인 기업체를 운영하다가 임금체불이나 노동조건 악화로 근로자들과 마찰을 빚으면서 폭력시위를 유발했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상적인 업체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장기 체류가 필수적인데도 불구, 김씨는 자카르타를 수시로 벗어난데다 대부분 교민업체가 등록된 현지 한인상공회의소 명부에도 김씨의 이름이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종전의 대사관앞 시위대는 평화적인 방법을 통해 소속 회사와 요구조건를 명확히 밝힌뒤 대사관측과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지원을 얻으려 했던 전례에 비춰 폭력형태를 띈 것도 단순한 노사분규에 따른 시위가 아님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위대는 느닷없이 대사관 담장으로 올라가 구호를 외치고 현판을 떼내 짓밟은데 이어 대화를 시도하는 대사관직원에게 잉크를 뿌리는 등 난동을 부리다가 경찰이 출동하자 갑자기 사라졌었다.

현지 경찰 조사결과 시위대가 유인물에서 밝힌 반식민.반제국주의단체는 실재로 존재하지 않는 유령조직인 것으로 확인돼 이번 폭력시위는 실체를 드러내고 싶지 않은 인물이나 조직에 의해 사주됐을 가능성을 짙게하고 있다.

압두라만 와히드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집권한뒤 과감한 민주화조치를 단행하면서 수도 자카르타에서 연일 계속되는 각종 시위에는 청부시위대가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보도하고 있다.

자카르타에는 현재 경제위기의 여파로 발생한 수십만명의 실업자들이 생계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어 이들에게 소액의 수고비만 지불하면 언제든지 시위동원이 가능한 실정이다.

따라서 대사관 피습사건은 노사간 마찰로 야기됐다기 보다는 인도네시아에서 이권문제를 놓고 경쟁하는 국내 폭력단체들 사이의 알력에 의해서 빚어졌을 가능성이 농후한 것으로 보인다.

즉, 자카르타에 이미 정착한 국내 조직폭력배가 김씨와 관련된 다른 폭력조직이 현지 진출을 노리는 것을 포착하고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시위대를 동원, 대사관 앞에서 난동을 부리도록 배후조정했을 개연성이 다분하다는 것이다.

폭력시위후 김씨에 대한 당국의 신원 및 행적 조사가 광범위하게 진행될 경우 경쟁 조직의 자카르타 진출은 사실상 봉쇄될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자카르타에는 현재 한국 폭력조직이 환치기수법으로 거액의 외화를 몰래 들여와 한국여성 접대부를 고용한 룸살롱과 도박장을 불법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다른 폭력조직도 유사업종 분야에 진출을 노린다는 소문이 교민들 사이에 파다한 점도 조직폭력배간 세력다툼 가능성에 무게를 더해주고 있다.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김씨의 행선지를 계속 추적해 대사관피습의 원인과 배경을 확인한뒤 특정 폭력조직이 이권수호를 위해 시위대를 동원한 사실이 밝혀질 경우관련자 전원을 추방토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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