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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의 성공기업인] (28)완주 봉동 성협공업㈜ 이동룡 대표

현대차 버스·트럭 운전석 철판 가공…자동화로 생산인력 90% 중년여성…주 1회 강사 초빙 다양한 교육 실시

완주군 봉동읍 성협공업㈜ 이동룡 대표가 자동화된 생산 시설의 작업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desk@jjan.kr)

현대자동차가 생산하는 버스·트럭의 운전석 부분에 필요한 철판을 가공하는 완주군 봉동읍 성협공업㈜(대표 이동룡)은 현대차를 따라 대구에서 전주로 이전·확장한 중소기업이다. 지난 1995년 전주에 정착한 뒤 지난 2008년 180억원, 지난해 190억원으로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대구 사투리가 남아있는 이 대표(47)는 "전주의 우수한 여성 인력 덕에 오늘날 회사가 성장할 수 있었다"는 말과 함께 직원 교육을 강조했다.

 

지난 23일 무더운 날씨에 코스모스와 해바라기가 다소 지쳐있는 회사 입구를 따라 들어선 공장에는 자동화된 기계마다 중년층 여성이 각각 자리를 잡고 작업하고 있었다. 직원들은 포클레인 모양을 한 기계가 철판을 잇는 용접 작업을 하도록 재료를 알맞은 자리에 놓고 상태를 확인했다.

 

▲ 현대자동차 따라 대구에서 전주로

 

이 대표는 대학교 4학년 때 대구에서 아버지가 운영하던 중소기업에 취직하면서 자동차 업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전주로의 확장 이전 방침에 따라 그가 전주 공장의 건설·운영을 총괄하면서 전북과 인연을 맺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중소기업은 인력난에 시달렸어요. 당시 회사가 어려워 당장 일손이 필요했기 때문에 입사 하자마자 생산· 운반·노사 등 회사 내 웬만한 일은 다 해봤죠. 이미 그때 형이 아버지와 함께 사업을 하고 있어서 작은 회사에서 삼부자가 일하니까 남들 보기에도 그렇고…. 항상 떠나려했는데 결국 전주로 오게 됐죠. 지금은 별도 법인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경상도 남자 이 대표는 사업 초기 소통에 답답함을 느꼈다.

 

"전주 공장 직원은 업무에 있어서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표시하지 않고 속으로 삭이더라구요. 문제가 있으면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고 명확히 말하길 바랐습니다. 성격이 부드럽고 온순한 전주 사람에 비해 저는 목소리 크고 직설적인 화법인데, 오히려 저 때문에 주변 사람이 힘들었을 겁니다."

 

▲ 20대 남직원이 어머니뻘 직원 보필

 

"전주에 공장을 지을 때부터 자동화를 구상했어요. 당시 전주에는 철판 절단이나 가공을 해 본 인력이 적었죠. 또한 인력을 구하려고 보니까 당시 전주 인근에 섬유산업이 발달해서 여성 인력이 많았죠. 이들은 제조공정부터 품질 검사까지 보는 눈이 다르더라구요. 그래서 우리 공장은 자동화 시설을 갖추고 여성인력을 채용했죠."

 

지난 1995년 여자 5명, 남자 5명 모두 10명의 생산팀으로 시작해 현재는 생산팀 27명 중 23명이 여성이다. 현장에는 20대 남자 직원이 어머니·이모뻘 직원을 보필하고 있어 자동차 부품 업체의 현장 여성인력 비율이 가장 높다.

 

"저희 회사에서 일하는 여성 인력에서 보이는 특성은 모성애가 강할수록 일에 대한 열정이 강하다는 겁니다. 책임감과 삶에 대한 의지가 투철해 제품 불량률과 회사 이직률이 적습니다. 예전에는 중학생이었던 자녀가 지금은 대학생이 됐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뿌듯하기도 하면서 직원의 복리후생을 좀더 잘 갖추지 못해 씁쓸합니다."

 

▲ 대기업 납품 외 파생상품 개발 구상

 

이 대표는 직원 수준이 올라야 회사가 성장할 수 있다는 신념을 지니고 있다. 직원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교육이 해답이라고 강조했다.

 

"직원은 월급·복리후생을 첫번째로 꼽을지 몰라도 경영자 입장에서는 교육이 가장 중요합니다. 현재 직원이 우리 회사에서 정년까지 일할 수도 있지만 이직했을 때 좋은 평가를 받도록 만들어야 하죠. 스스로 배우기는 힘들기 때문에 회사에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외부에서 교육을 받았지만 다시 회사로 들어오면 상황이 달라서 적용이 어려운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이후에는 일주일에 한차례 외부 강사를 초빙해 우리에게 맞는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그는 이어 엔지니어의 기술력을 갖추지 못한 경영자로서의 한계도 털어놓았다.

 

"중소기업은 대표가 회사에 대해 얼마나 아느냐에 따라 운영이 달라집니다. 저는 경영을 전공해서인지 기술적인 지식이 모자랍니다. 특히 연구·개발할 때 사장이 방향을 설정하면 연구직원은 사장의 의도를 파악해 기술을 상용화하도록 손발이 맞아야 하는데 이런 과정이 어려워 연구인력과는 소통을 자주하려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향후 생산 시설의 자동화 비율을 좀더 높이고 대기업 납품 외 파생적인 상품 개발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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