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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의 성공기업인] (29)전주 ㈜유명사 이종화 대표

철강가공 대형 설비로 차별화 성공…3년간 67억 투자, 매출 해마다 껑충…더 큰 회사 꿈

전주시 팔복동 ㈜유명사 공장에서 이종화 대표(60)가 절단한 철판을 구부리는 철판 절곡기 앞에서 기계 작동 원리와 공정을 설명하고 있다.) (desk@jjan.kr)

16살이 되던 해 상경(上京), 남대문 시장에서 꿀꿀이죽을 먹고 남산에 올라 서울 야경을 바라보던 소년은 자신이 만든 상품을 전 세계에 팔겠다는 꿈을 키웠다. 산전수전과 공중전까지 겪은 뒤 직장생활을 하면서 광고 자재 제조업을 운영했다. 이후 과감히 철판 가공업이라는 새로운 사업에 도전해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유명사 이종화 대표(60).

 

지난달 30일 전주시 팔복동 공장에서 만난 이 대표는 "이쪽 업계에서는 도내 유일하게 플라스마·레이저·물 가스 등 4가지 방식의 절단기를 갖춘 곳"이라며 "조그만 업체지만 자긍심은 대단하다"고 회사를 소개했다.

 

지난 2006년 설립한 ㈜유명사는 산업기계, 대형 트럭, 농기계, 특장차를 제조하는 200여개 업체에 납품하면서 첫해 2달 만에 1억원, 2007년 26억원, 2008년 40억원, 지난해 42억원을 달성한데 이어 올해 6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 성장 제품 골라 과감한 투자

 

이 대표의 사무실에 들어서자 눈에 띄는 것은 자신이 쓴 시를 인쇄한 블라인드였다. 평소 시와 술을 좋아한다는 그는 경영자에게 필수적인 요건으로 미래를 보는 안목을 강조했다.

 

스스로를 독불장군이지만 긍정적인 사고의 소유자라고 밝힌 이 대표는 중소기업으로는 과감한 투자를 감행해 3년 동안 67억원을 투자하면서 대형 철판을 가공할 수 있는 설비를 들여 차별화를 시도했다.

 

"지난 2005년 도내 유치되는 대기업을 보니까 대다수 철 관련 업종이더라구요. 이거다 싶어서 최장·최대로 대형화 추구했습니다. 당시 도내에 없는 대형 철판 절단 기계를 들여왔는데 주변에서는 미쳤다고 했지만 전 돈줄기를 봤습니다."

 

그는 경영자가 갖추어야 할 조건으로 무조건 부지런하고 의리와 동일시 되는 신용, 돈의 흐름을 볼 줄 아는 지혜를 꼽았다.

 

"사업해서 돈을 버려면 항상 남보다 한 발 앞서고 남이 하지 않는 것을 시도하면서 시장을 내다봐야 합니다. 물론 빚은 많이 지지만 다 갚을 수 있는 자신이 있습니다. 그만큼 사업성 판단이 중요합니다."

 

익산 출신인 이 대표는 중학교를 졸업하지 못하고 16살 때 무일푼으로 상경했다.

 

"그때는 다 공부를 못 시켜서 먹고 살려면 서울로 갔어요. 당시 인왕산 꼭대기 판자집에 살면서 안 해본 일이 없어요. 일을 못하면 맞기도 하고 나가라면 나가고. 기술 배우고 먹고 잘 곳만 있다면 월급을 개의치 않고 일을 하던 때였지요."

 

그가 상경해 처음 들어 간 곳은 충무로 인근에서 명랑잡지를 펴내던 인쇄소였다. 잔심부름과 인쇄 보조 일을 하다 이후 그림 액자를 만드는 목공소에서 나무 다루는 기술을 배웠다. 하지만 목공 기술은 성장 가능성이 낮아 철공소에서 철제 농을 만들며 철과 인연을 맺었다.

 

"여러 곳을 다니다 보니까 특출난 기술은 없어도 보는 눈은 생겼어요. 그때 고생이 지금 사업의 바탕이 됐죠. 공장에서 나온 뒤 복숭아 장사도 하고 시내버스 기사도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습니다."

 

지난 1979년 그는 서울 생활을 접고 당시 전주로 낙향, 대한주택공사에서 버스운전을 하면서 금연차 판매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판매가 되지 않아 그만두고 지난 1986년 2번째 사업을 시도, 광고 자재를 만드는 유명사를 설립했다.

 

"친구 중에 간판업자가 있었는데 퇴근한 뒤 도와 주다 뛰어 들었어요. 당시 칼라 시트가 처음 나올 때였는데 관련 대리점을 시작한 뒤 품목을 늘려 실사출력, 알미늄 간판, LED 등을 취급하면서 성장했지요. 이후 지난 1992년에는 퇴사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에 전념했어요."

 

▲ 공장 확장, 사업 계열화 계획

 

"제조업의 생명은 품질·납기·원가입니다. 이 세가지만 맞추면 영업을 하지 않아도 판로가 확보되고 원가를 깎지 않고 제값을 받을 수 있습니다. 최근 대기업에 납품한 적이 있었는데 원가 안 맞아서 거래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저희 공장은 현재 24시간 가동입니다."

 

이 대표는 현재 공장을 확장하기 위해 부지를 물색하는 중이다. 현재 3300㎡ 규모인 공장을 9900㎡ 이상 늘릴 구상이다.

 

또한 상품 계열화를 위해 현재 철을 잘라서 구부리는 절단·절곡에 더해 앞으로는 자른 철판을 조합하는 제관을 추가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부품이 아닌 완성된 제품을, 더 나아가 인수·합병을 통해 더 나은 회사로 키우는 게 목표다.

 

"창업할 때부터 인수·합병을 구상했어요. 내가 다른 회사를 인수하든지 아니면 더 좋은 회사가 우리 회사를 합병하든지 말입니다. 어느쪽이든 지역 경제와 업계에 도움이 되고 더 나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서 필요합니다."

 

이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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