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업계 구조적 문제점…새로운 시장 개척 '뒷짐'
비상은 없고, 끝 모를 추락만을 거듭하고 있는 전북건설업계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점은 뭘까. 전문가들과 도내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우선적으로 장기화 된 건설경기 침체를 꼽는다. 그리고 최근 10년 동안 급속하게 증가한 도내 건설업체의 난립에 가장 큰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1999년부터 2008년까지 최근 10년 동안 국세청에 신고 된 도내 업종별 법인수를 분석한 결과 도내 지역 건설업체는 1999년 1824개에서 2008년 말 현재 3654개로 100%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제조업이 1456개에서 2252개로 796개가, 서비스업이 815개에서 1370개로 555개가 증가하고, 광업, 금융·보험업 등은 오히려 감소한 것에 비하면 건설업체 증가치는 14개 업종 중 1위에 해당된다.
그러나 도내 지역 건설공사 발주물량은 정반대의 길을 걸어왔다. 이로 인해 도내 건설업체들은 한정된 물량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해, 채산성은 오히려 악화됐다는 게 전문가와 도내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도내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도내 건설업체들의 상황을 보면 밥은 하나인데 숟가락만 200~300개가 있는 것과 다름없다"면서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는 건설업체들의 규제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전북지역 건설업계의 추락도 막을 수 없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 도내 건설업체 중 상당수는 면허등록 후 사무실만 만들어 놓고 실제로는 사업을 하지 않고, 입찰을 받은 뒤 공사를 전부 하도급업체에 맞기는 유령회사들이 있다"면서 "이들을 시장에서 퇴출시키지 못하는 것도 전북건설업계 후퇴를 부추기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덧붙였다.
건설업계 난립과 함께 구조적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이 관급공사만 바라보는 업체들의 안일한 태도와 새로운 시장 개척과 진출을 위한 자구노력 부족 등을 꼽는다. 또한 정보력 부재로 인해 시장상황을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하고 빚어내는 무리한 사업 확장에도 문제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전북지역 건설업체들은 한정된 물량을 놓고 싸움을 벌일 때가 아니다. 전북지역 이외의 지역에서 공사를 수주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 나서는 업체는 일부에 불과하다. 실제로 다른 지역에 사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업체도 3~4곳에 불과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지역 업체들의 안일한 시장상황 대응을 질타했다.
아울러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지역 건설업체들의 상황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자기자본 비율이 다른 지역의 업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업체들이 많다 보니 단기 자금 유동성 문제 등 위기상황에 봉착했을 때 이를 해결하지 못하고 무너지고 만다는 것.
도내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도내 지역 600여개 종합건설회사 중 20%는 공사를 1건도 수주하지 못할 정도로 영세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건설시장의 구조가 대형건설사 위주로 양극화 되면서 지역의 업체들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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