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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IT산업 현황과 과제] ③ IT산업 일으키기 위해서는

자치단체 지속적 관심 IT인력·판로 개발해야

자본금 규모 1~3억원 미만이 46.2%. 기업 부설연구소를 보유한 사업체 10.8%. 벤처 인증기업 13.5%에 병역특례지정 사업체 3.6%. 거래소·코스닥 등록 사업체 1.2%.

 

전주정보영상진흥원이 (주)한국정보통계에 의뢰해 조사한 '2009년 전북 IT·CT산업 실태조사'를 통해 드러난 도내 IT업체의 현주소다. 조사대상인 333개의 IT·CT업체는 대부분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다. IT업체라는 거창한 이름을 달고 있지만 실상은 잘 나가는 음식점에도 못 미치는 규모로 힘겹게 업체를 운영해 나가는 것이 현실이다. 오직하면 전주의 한 IT업체 사장은 "도내에서 IT사업체를 운영하며 직원 채용해 꼬박꼬박 월급 주는 이들은 애국자"라는 푸념을 털어놨다. 매출과 수익은 바닥을 치는데도 불구하고, 일자리를 창출해 유지하고 있는 것이 용하다는 말을 비틀어 얘기한 것이다.

 

▲인력·판로 없어 개발은 남의 일

 

"전주에 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가 없는 줄 아느냐"며 도내 한 IT업체 대표가 털어놓는 푸념은 이렇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려면 막대한 자금과 인력이 소요된다. 그러나 자금 조달은 고사하고 능력있는 개발인력을 구하는 게 하늘의 별따기다. 우여곡절 끝에 괜찮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해도 판로가 문제다. 전북은 판로가 적어 자체시장만으로는 타산이 맞지 않고, 수도권 등 타 지역에 제품을 파는 것은 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역기업이라는 한계 또는 낙인이 붙기 때문이다.

 

결국 소프트웨어 개발은 포기하고 수도권 등에 위치한 대형 업체의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유통망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같은 현상은 도내 구직자와 업체 간에 빚어지는 눈높이, '미스매칭' 문제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전주에 있는 한 IT업체는 올해 초 개발 인력을 구하기 위해 채용공고를 냈다가 자존심만 구겼다. 수도권 중소업체 수준의 초봉과 근무조건을 내걸고 인력 채용에 나섰지만 원서를 내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이 업체 관계자는 "나름의 사업 비전을 갖고,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자부하지만 도내 대학생 등 구직자들은 지역업체는 무조건 경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20대 초반의 능력있는 응시자는 거의 없고, 마흔 줄에 IT학원 반년 다닌 사람이 원서를 낸 경우도 있었다"고 혀를 찼다.

 

당장 겪고 있는 도내 IT업체의 개발 인력 수급난은 장기적인 차원에서 도내 IT산업의 급격한 몰락을 예견하게 만든다. 현재 도내 IT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기술인력의 대부분이 30대 후반을 넘기고 있는 점이 이같은 예견을 뒷받침하고 있다.

 

▲해답은 결국 자치단체에

 

지난해 중순 중국발 DDOS공격으로 촉발된 '7.7대란'이 있은 뒤 강원도에서 행정안전부 주관으로 사이버침해대응센터와 관련한 컨설팅 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도내 한 IT업체 관계자는 창피함과 더불어 한탄을 금할 수 없었다. 각 시도별로 사이버침해와 관련한 대응인력이 수명씩 됐지만 전북의 경우 1명, 실제로는 이 인력이 다른 업무를 겸해 0.6명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전국 최하위이자 다른 시도와 현격한 차이를 보인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올해에도 지속됐다. G20과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사이버침해 대응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됐지만 전북은 여전히 한명의 담당자만 있을 뿐이었다.

 

이 업체 관계자는 "IT는 산업의 발전이라는 측면을 넘어 보안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그러나 전북도가 IT에 갖는 관심은 무척 낮은 수준이다"고 지적했다.

 

도내 IT업계에 발전 방향에 대해 취재과정에서 만난 거의 모든 IT업계 관계자는 '자치단체의 관심'을 꼽았다. 대기업이 전무하다시피한 도내 상황에 비춰볼 때 자치단체가 IT에 관심을 갖지 않고, 신기술을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없을 때, 도내 IT업계는 제자리걸음을 넘어 도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광주에 정부통합전산센터가 들어선 뒤 가장 큰 변화가 무엇이냐고 묻자 광주 동하테크 관계자는 "IT인력에게 일자리가 생겼다는 것이다"고 답했다. 그리고 이 인력이 광주지역 IT산업의 현재와 미래의 발전을 이끌어나가고 있다.

 

 

임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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