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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호의 클래식과 친해지기] (60)오라토리오

헨델 '메시아'·하이든의 '천지창조' 대표적…경건한 종교 음악

오라토리오는 17세기 초 이탈리아 교회의 기도실에서 행해지던 종교적 음악극에서 유래되었다. 이탈리아어(語)'오라토리오(Oratorio)'는 '기도실'이란 뜻이다. 정심(正心)한 신앙을 위해 사제와 평신도들은 기도실에 모여 기도하고 구약성경을 읽고 묵상하였다. 마음이 느슨해질 때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찬미가인 라우다(Lauda)와 봉헌송을 부르고 성경 내용에 의한 전례극이나 기적극, 신비극을 대화형식으로 나누어 음악극을 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전통이 변화해 기악반주에 합창, 중창, 독창이 있는 규모의 오라토리오가 되었다.

 

오라토리오는 극음악으로서의 음악 내용이 오페라와 거의 같다고도 할 수 있으나 극의 이야기가 대본에 의한 연기에 의하지 않고 테스토(Testo·성경) 혹은 히스토리쿠스(Historicus·역사가)라고 하는 해설자에 의해 설명되는 점이 다르다. 무대 장면이나 의상, 연기가 없고 합창이 중심이 되는 종교적 음악극인 것이다.

 

오라토리오는 초기에는 교황이 있는 로마에서 특히 많이 행해졌다. 초기 오라토리오의 중요한 작곡가로는 지아코모 카리시미(Giacomo Carissimi·1605-1674)가 있는데 그의 작품은 대표곡 '입다(Jephte·1648년경)'를 비롯하여 200여 곡이 있다. 오라토리오는 개신교에서도 행해지면서 루터교에서 히스토리아(Historia)가 되었고 그리스도 수난에 대한 내용의 오라토리오는 수난곡(Passion)이란 장르로 행해졌다. 이탈리아에서 나타난 오라토리오는 이웃나라들에서도 작곡되며 바로크음악의 중요한 음악장르가 되는 것이다. 이웃나라 독일에서는 쉬츠와 바흐에 의해, 영국에서는 헨델에 의해 오라토리오는 종교음악극의 절정에 이른다.

 

오라토리오 하면 헨델의 '메시아'를 떠올리지만 바흐의 '마태 수난곡'과 '요한 수난곡'도 불후의 오라토리오 수난곡이다. 하이든의 '천지창조'와 '사계'도 역시 고전시대의 명작이다. 하이든이 에스테르하치 공 과의 고용계약이 끝난 노년에 런던에서 머물며 음악활동을 하고 있을때 웨스트 민스터 사원에서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를 들었다. '메시아'의 할렐루야 합창에 크게 감동한 하이든은 "헨델은 우리 가운데 진정한 최고의 대가이다."라고 눈물을 흘리며 외쳤다. 헨델의 '메시아'에 크게 감동한 하이든은 성경의 창세기와 밀턴의 「실락원」을 각색하여 오라토리오 '천지창조(The Creation·1798)'와 '사계(The Seasons·1801)'를 작곡하였다. 합창은 헨델의 합창기법을 따랐으며 독창 즉 아리아의 선율은 독일적인 징슈필 전통을 사용하였다. 종교적 음악극이면서도 대중의 사랑을 받게 된 오라토리오는 베토벤의 '감람산의 그리스도(Christus am Oelberge·1811 출판', 베를리오즈의 '그리스도의 어린시절(L'enfance du Christ·1855', 멘델스존의 '엘리야(Elijas·1846' 등으로 이어지고 20세기에는 러시아의 프로코피에프(Sergey Prokofiev,1891-1953)가 당시 소비에트 스탈린정권 시절에 당국의 위촉에 의해 어린이 라디오를 위한 <평화의 수호(on guard of peace),1950> 라는 오라토리오를 작곡하기도 하였다. 영국의 '티펫(Michael Tippet·1905-1998)'은 '우리시대의 아이(A Child of Our Time·1941)'라는 오라토리오를 작곡하여 재능있는 작곡가로 인정을 받게되기도 한다.

 

매해 연말이나 새해 초에 베토벤 9번 교향곡 '환희의 송가'와 더불어 오라토리오 음악회가 많은 것은 기도실에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조화로운 세상을 맞이하자는 경건하고 간절한 정성의 발로이겠다. 감사합니다. 평화의 세상이게 하소서!

 

/ 신상호(전북대 음악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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