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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자화상] ⑥만화가 박재동

"사람의 모습은 고정된 실체가 없는 법…잘 그려주면 그 사람도 긍정적으로 변해"

한겨레 신문에 있을 때 칼럼니스트들의 캐리커쳐를 그린 적이 있다. 그때 마다 선배 논설위원들은 주름을 좀 빼달라고 농담처럼 넌지시 이야기했다.

 

한 번은 누군가에게 즉석 캐리커쳐를 그려 줬는데, 그의 친구들이 보고는 똑같다고 웃어댔다. 그런데 만화가 이희재씨가 그 친구가 자신을 그린 그 그림을 살며서 구겨서 땅에다 버리더라고 이야기 해주었다. 그 뒤로 나는 캐리커쳐를 그려줄 때 기분 좋도록 잘 그려주게 되었다. 나아가 "진정한 예술가는 진실보다는 우정을 택한다" 며 머리카락을 더 넣어 주곤 했다. 마침내 "사람의 모습은 고정된 실체가 없다. 내가 잘 그려주면 그사람의 모습이 긍정적으로 변한다"는 논리까지 만들게 되었고 실제로 그렇다고 믿는다.

 

이 자화상은 나를 그린 것이니까 잘 그려 주었다. 신문사에서 그린 마지막 그림이라 전주 서신갤러리 '자화상전'에 내놓았다. 그간 내가 그동안 수없이 돈을 투자해서 알게 된 중요한 사실 중 하나가 이가 시리거나 안좋을 때 우선 칫솔질을 하되 피가 날 때까지 하라는 것이다. 그러면 정말 신기하게도 좋아졌다. 이 이야기를 꼭 전하고 싶었다. 특히 튼튼한 이빨 가지기를 바란다. 새해에도 건강하면서….

 

▲ 만화가 박재동씨는 서울대 미대 회화학과와 동대학 교육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서울 휘문·중경고 교사로 지내다 '한겨레 그림판(1988~96)'을 맡았다.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애니메이션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제10회 고바우만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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