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14 21:12 (Fri)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전시·공연
일반기사

기타 열풍속 40년 전통 전북대 동아리 '고전 기타반'

"신입생 환영회때 숨은 실력 보여줘야죠"

전북대 동아리 고전 기타반 (desk@jjan.kr)

장재인은 Mnet의'슈퍼스타 K'에서 통기타를 들고 나왔다. 분명 '주류'는 아니었지만, 기계음이 배제된 음악이 대중의 향수를 자극했다. KBS의 드라마 '드림하이'에서는 가수 아이유가 클래식 기타를 치며 '기다리다'를 열창해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 세시봉이 결정적인 도화선을 제공했다. 그야말로 기타 열풍이다.

 

전북은 도시 규모에 비해 전국적으로 기타 인구가 많은 곳으로 통한다. 그 중심에 40년 넘게 전통을 지켜온 전북대 동아리 '고전 기타반(회장 지태영)'이 있다. 도내 대다수 기타 학원은 이곳 출신들이 운영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71년 전북대 재학생 함기현 하민호씨가 기타 동아리'세고비아(현 고전 기타반)'를 만들었다. 느릿한 기타 선율과 가슴 깊은 곳에서 퍼 올리는 감성 어린 목소리. 1970년대 젊은 청춘들에게 청바지와 함께 기타의 인기는 뜨거웠다.

 

"기타는 오히려 당시 인기가 훨씬 많았어요. '기타를 못 치면 간첩'이라고 할 정도로. 가수 양희은 송창식 윤형주도 그 때 나왔죠. 당시 가수들 역시 기타 화음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곡이 대부분이었거든요."

 

기타리스트 송기영(전북기타문화원 원장·8기 졸업생)씨는 이어 "함기현 하민호씨는 당시 KBS의 '전국 노래 자랑'에서 동상을 수상하면서 KBS의 전속 가수로 데뷔했다"며 "본업도 때려 치우고 가수로 나갔지만 빛은 못 봤다"고 했다.

 

'고전 기타반'에는 현재 50여 명 넘는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전북대 내에서 세번째로 큰 동아리. 이곳을 거쳐간 회원만 해도 500여 명이 넘는다. 지난해 40주년 기념 행사에는 60세가 넘는 대선배가 왔다. 선배는 "감회가 새롭다"고 했다.

 

기타 하면 흔히 통기타를 떠올리지만, 이들은 클래식 기타만을 다룬다. 통기타는 쇠줄로 돼 있어 손가락이 아픈 반면 클래식 기타는 1·2·3번 줄이 나일론이라 많이 연습해도 무리가 덜 간다. 클래식 기타는 반주용인 통기타를 배우기 전 기초 연주용이나 마찬가지.

 

기타의 인기를 실감하느냐고 묻자 지태영 회장(21·전북대 사회복지학과 2학년)은 "(기타 열풍이) 있을 때나 아닐 때나 우린 그동안 쭉 그대로 있었다"고 했다. 굳이 인기 비결을 꼽는다면, 기타는 쉽게 배울 수 있는 데다 기타를 연주하면서 노래를 부르는 게 용이해서다. 랩과 비트가 뒤범벅 된 '아이돌' 노래는 소화하기 어렵지만, 자신의 생각을 담아 자기 노래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인 요소로 다가온다.

 

김형신(22·경제학과 3년)씨는 "기타는 코드 몇 개만 가지고서도 자신의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고 혼자서도 충분히 작업할 수 있기 때문에 음악적인 창작 열기의 확산에도 작용하는 것 같다"면서 "현재는 아주 단순하게 편곡만 하고 있지만, 싱어송 라이터의 시대를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남식 전주MBC 라디오 프로그램 'Radi5 Gaga'의 진행자(4기 졸업생)는 "미디어가 집중적으로 조명해서 기타 열풍이 더욱 피부로 느껴지는 측면도 있지만 실제로 최근 몇 년간 홍대 음악 등이 성장하면서 다양성을 추구하는 움직임은 있어 왔다"며 "'세시봉'을 필두로 한 기타 음악에 열광하는 것은 그간 보지 못했던 것에 대한 신기함과 호기심, 자기 음악에 대한 동경도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25일 전북대 합동 대강당에서 신입생 환영 연주회를 갖는다. 연주회는 문턱 낮춘 대중적인 곡들을 선보일 계획. 회원들은 열풍에 휩쓸리지 않고 지금껏 묵묵히 자신만의 음악을 해 왔던 그 길을 계속 걸어가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