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일본 대지진 사태를 계기로 혹여 일어날 수도 있는 지진이나 쓰나미(지진해일)에 대비해 안전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20일 산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시설 점검을 강화하는 한편, 자체 재해 방지 대책 매뉴얼에 지진과 쓰나미를 추가하는 등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이번 일본 대지진과 쓰나미가 해안가에 있는 산업 시설 및 설비, 공장을 집중적으로 파괴하자, 정유업계 등 해안 인근에 대규모 시설을 보유한 기업들이 서둘러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국내 대규모 정유회사 공장은 진도 7.0에 견딜 수 있는 내진 설계를 갖추고 있지만, 그 이상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거나 엄청난 쓰나미가 몰려오면 뚜렷한 대비책이 없기 때문이다.
에쓰오일은 이번 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지진해일에 대비한 매뉴얼을 정비하고, 자연재해 발생 시 연쇄 대형 사고로 번지지 않게 하는 방안을 세우고 있다.
GS칼텍스도 생산시설의 내진설계 기준을 강화하고, 비상사태 발생 때는 임직원들이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평상시 훈련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이번 지진으로 발생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사고를 교훈 삼아 국내 건설업체도 원전 시설의 안전 점검에 나섰다.
대우건설 서종욱 사장은 지난 18일 이 회사가 시공 중인 신월성 원전 1ㆍ2호기현장과 경주 방폐장 현장을 방문해 직원들에게 완벽한 시공을 당부했다.
유홍규 현장소장은 "신월성 원전의 원자로는 전원을 상실해도 자연노심 냉각이 가능해 노심용해의 위험성이 매우 낮고 격납용기도 1.2m 두께의 콘크리트와 강철판으로 만들어져 항공기가 충돌해도 멀쩡할 정도로 견고하다"고 말했다.
해안가에 제철소를 둔 포스코도 일본 대지진 피해 소식을 접하자마자, 지진과 쓰나미에 대비해 포항 및 광양제철소에 풍수해대책반을 운영하고 있다.
또 제철소 산소 공장 등 가스홀더의 비상 락킹 시스템을 재점검하는 등 화재 취약 시설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제철소 인근 바다의 수위를 실시간 감시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태풍에 주안점을 뒀던 기존 재난재해 대책에 지진과 해일도 추가했으며, 현대중공업도 지진 대비용 직원 교육 매뉴얼을 제작하는 한편, 지진과 쓰나미 경보가 발령되면 즉각 각 공장과 생산 단위별로 대피할 수 있는 비상 체계를 구축했다.
CJ는 지난 14일 소방방재청의 '지진·해일 발생 시 국민 행동요령'을 그룹 게시판에 올려 임직원이 숙지할 수 있도록 사업장별로 교육하고 있고, 한국지엠은 회사건축물과 사내 작업장 붕괴 사고 등을 막기 위해 각종 안전대책을 대폭 보강하기로했다.
유통업계는 백화점과 대형 마트 등 많은 사람이 몰리는 특성을 고려해 재난 발생 시 고객을 대피시키는 훈련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점포별로 반기마다 위기대응 시나리오를 만들어 고객 대피 훈련을 해왔으나 앞으로는 분기별로 시행하기로 하는 한편 지진 발생 시 행동 요령도 세분화할 예정이다.
또 점포별로 매주 진행하는 비상대기조 훈련에는 '지진 발생 시 고객 대피 행동지침'을 신설해 훈련 강도를 높이기로 했다.
아울러 바닷가 주변의 부산 광복점, 센텀시티점, 포항점은 쓰나미 발생에 대비해 위기관리 매뉴얼을 보완할 계획이다.
신세계 이마트는 15~20일 전국 전 점포에서 지진, 침수 등 비상 상황을 가상해 안내방송, 고객 인도, 대피 방법 등 안전교육을 진행했다.
현대백화점도 점포별로 매달 실시하는 소방 대피 훈련에 지진 등의 상황도 넣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많은 사람이 몰리는 유통시설은 평소에도 주기적으로 안전교육을 하지만, 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이에 대비한 훈련도 늘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성 물질 누출 우려가 커지자, 임직원 안전을 위해일본 출장을 금지하거나 자제하도록 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2일부터 일본 출장 자제령을 내렸으며, LG전자도 일본 내 지역에 따라 출장 금지·제한·자제 조치를 취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통상적인 출장은 임원 결재만 맡으면 되지만, 자제령이 내려지면 꼭 필요한 출장이라도 본사 인사팀의 확인을 거쳐야 갈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일본행 출장을 자제하도록 회사 전 부문에 통보했고, 대만과 필리핀 등 태평양 인접국에 대해서도 만약의 지진 발생 등에 대비해, 될 수 있으면 출장을 가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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