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우진문화공간 '판소리 다섯바탕의 멋'
우진문화재단(이사장 양상희·회장 김경곤)이 지난해 우진문화공간 개관 20주년에 이어 올해는 국내 주요 국악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젊은 소리꾼들을 초청해 '판소리 다섯 바탕의 멋'을 펼친다. 박동진 오정숙 성우향 안숙선 송순섭 성창순 김일구 김영자 등 국내 내로라하는 소리꾼들은 다 이 무대를 거쳐갔다. 2시간에 가까운 공연은 판소리 완창 발표회를 연상케 한다.
우리 민족은 슬픔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고 슬픔 속에서 가치를 찾는 경향이 강하다. 심청가와 춘향가를 즐겨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흥보가 이수자인 김명남(41)은 강산제 심청가에 도전한다. '초앞부터 선인들 따라가는 대목'. 그는 가난과 가부장제 모순으로 인한 인간적 슬픔 한가운데 서 있는 인물들을 풀어낸다. 남원 출생으로 전남대 국악학과를 졸업하고 강도근 성창순 박송희 명창을 사사한 그는 임방울 국악제 판소리 명창부 대통령상(2010),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판소리 명창부 차상(2009·2010)을 수상했다. 고수는 조용복(국립국악원 민속단 상임단원)이 맡는다.
최연소 참가자 소민영(32·국립남도국악원 연주단 단원)은 김세종제 춘향가를 부른다. 김세종 김찬업 정응민 성창순 전인삼의 계보를 잇는 그가 부를 대목은 '춘향과 이도령의 상봉'. 남원 출생으로 전남대 국악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을 수료한 그는 박동진 판소리 명창 명고대회 판소리 명창부에 장원(2010)했다. 북은 권혁대(판소리 더늠회 회장)가 친다.
다양한 부침새와 화려한 기교가 특징인 동초제 수궁가. 차복순(35·전북도립국악원 부수석 단원)은 이날 '용왕득병부터 범피중류까지'를 부른다. 김연수 오정숙 이일주 명창을 사사한 그는 허공을 가르는 듯한 힘차고 시원한 소리와 정확한 가사 전달이 인상적이다. 남원 출생인 그는 전북대 한국음악과를 졸업하고 최연소로 임방울 국악제(2000)에서 장원을 했다. 고려대 대학원 한국어 문학과를 졸업했으며, 전북무형문화재 제2호 전수 장학생·이수자다. 고수는 조용안(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 지도위원).
동초제 흥보가는 흥보가 중 백미다. 흥보의 박에서 동자가 나와 온갖 진귀한 약을 주는 대목과 부자된 흥보의 집을 아기자기하고 현장감 있게 묘사한 대목, 놀보네 제비가 원수 갚을 박씨를 물고 나오는 대목 등이 흥미롭게 버무려진다. 김연수 오정숙 명창을 사사한 최영란(44·남원 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 단원)은 '매품파는 대목부터 박 타령까지'를 선보인다. 남원 출생으로 중앙대 국악과를 졸업하고 전북대 대학원 한국음악과 박사과정에 재학중인 그는 남원 판소리 명창대회 명창부 최우수상(2001·2008), 춘향 국악대전 판소리 명창대회 대통령상(2010)을 수상했다. 조용안(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 지도위원)이 북을 친다.
한승석(43·중앙대 전통예술학부 교수)은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학구파 소리꾼'이다. 전남 진도 출생인 그는 이 시대의 판소리가 어떤 방식으로 관중과 소통해야 하는 지 진지하게 탐구한다. 송만갑 박봉술 안숙선 명창으로 이어진 정통 동편제 적벽가를 이어가면서 좌중을 쥐락펴락하는 카리스마 있는 무대를 보여준다. 그가 이날 선보일 대목은 '도원 결의부터 끝까지'. 고수는 김청만(동초제 판소리 보존회 부이사장)이다. 문의 063)272-7223
▲ '판소리 다섯 바탕의 멋' = 29일 오후 7시 최영란(동초제 흥보가), 30일 오후 7시 차복순(동초제 수궁가), 31일 오후 7시 김명남(동초제 심청가), 4월1일 오후 7시 소민영(김세종제 춘향가), 4월2일 오후 7시 한승석(박봉술제 적벽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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