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목정 방의걸 선생, 17년만에 8번째 개인전
목정 방의걸 선생(74)의 작품은 근대 한국화의 대가 청전 이상범과 닮아 있다. 새벽 물안개가 옅게 피어오르는 야트막한 언덕, 하나 둘 피어나는 정겨운 물길이 이어진다. 우리 산하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논밭이나 야산, 시냇물과 이를 둘러싼 공기까지 편안하게 감싼다.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50여 년 오롯이 한 길만을 걸어온 한국화가 목정 방의걸씨(74)가 17년 만에 여덟번째 개인전을 연다.
"그림은 내 인생의 즐거운 놀이였습니다. 평생 그 안에서 자신이 울고 웃게 해줬죠. 어느 때는 좋아서 흥분하고 잘 안될 때는 몇날 며칠을 고민합니다. 이번 전시는 지나온 삶에 대한 반추이자 정리입니다."
자연을 소재로 한 담백한 필치의 50여 점을 선보인다. 짧게 끊어 치는 붓의 터치나 붓끝으로 튀어 오르는 파편 같은 먹물은 때론 대담하고 거칠지만 그렇게 탄생한 한 폭의 산수는 놀랍게도 조용하고 담백하다. 잔잔한 산봉우리들 사이로 안개가 미풍에 흘러가는 모습을 형상화한 작품, 한적한 시골 풍경 등을 통해 전통을 현대로 이어내린 대가의 풍모를 느낄 수 있다.
"나의 스승인 청전 선생은 우리 그림에 우리 분위기와 우리 공기, 우리 뼛골이 배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내가 그린 산수나 초가는 우리 나라가 아니면 찾아볼 수 없는 것이고 싶었죠."
제자 사랑 역시 대가 답다. "나무처럼 꼿꼿하게 자리를 잡으라"는 의미로 스승은 제자들에게 '여목회'를 붙여줬다. 그와 함께 전통 붓질의 맥을 이어간다. 그의 산수화를 보면 관람자가 점이 되고 산과 물이 되고 끝내는 자연과 하나가 되는듯 하다. 그의 붓은 그 자체로 자연이고 평화로운 삶 같다.
홍익대 미술대와 전주대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원로작가 초대전·단체전, 협회전, 초대전 100여 회에 참여했으며 전남대 예술대 미술과 교수를 역임했다.
▲ 목정 방의걸 여덟번째 개인전= 전주전, 8~14일 전북예술회관 제1전시실·서울전, 5월 18~24일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 JMA 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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