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변신은 무죄'라는 말이 떠올랐다. 창작극회의 '그 여자의 소설'에서 작은 댁을 맡은 이혜지(32)씨와 큰 댁을 소화한 김은혜(29)씨. 늘씬한 외모에 비음 섞인 목소리를 지닌 이씨는 매력적인 외모로 남자의 마음을 흔드는 역이 더 맞을 것 같다. 하지만 그가 이번에 도전한 것은 씨받이로 살아가는 기구한 삶에 순응하는 작은 댁. 동안(童顔)인 김씨 역시 "엄격하면서도 속 깊은 무게 있는 큰 댁이 안 어울릴 것 같아 부담감이 컸다"고 했다.
"배우로 살아가면서 한 이미지에 갇혀 있으면 안 될 것 같았어요. 배우는 다재다능해야 하잖아요. 무대가 원하는 어떤 배역이든 거침없이 하고 싶어요."
야무진 답변을 내놓는 이씨는 아이를 가진 상황 임에도 불구하고 밤낮 없이 연기 연습에만 몰두했다. 김씨도 "아무리 혼나도 백지장처럼 텅 비우고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을 놓치지 않았던 게 좀 더 나은 무대를 내놓을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했다.
갈수록 젊음을 추구하는 시대에 "무대 위에 설수록 하루 빨리 늙고 싶다"는 우스갯소리를 던진 이들은 "(둘 다) 옛날 여자로 돌아간 것 같다"며 웃었다. 이들은 이제 자신을 채워줄 또다른 '멋진' 작품을 기다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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