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피카소 도예전' 이후 굵직한 행사 전무
"전북방문의 해를 맞아 내년(2012년)에 도내에 블록버스터급 전시를 유치하자"
수십년째 도내에 국제적 수준의 블록버스터급 전시가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전북방문의 해를 맞아 내년에 이를 실현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도민들의 눈높이는 크게 높아졌으나, 도내 전시장에서는 아마추어급 작가들의 작품이 선보이고 있을뿐 오랫동안 대형 전시가 이뤄지지 못함으로써 품격있는 미술작품을 감상하고 싶은 도민들의 문화 향유 욕구는 갈수록 외면되는 실정이다.
도내에서 블록버스터급 전시가 이뤄진 것은 지난 1982년 9월 16일부터 26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이뤄진 '피카소 도예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광주, 부산, 전주를 순회하며 이뤄진 당시 피카소 도예전을 관람하려는 발길로 인해 전북예술회관 주변은 인산인해를 이룬 바 있다.
하지만 그로부터 30년이 지날때까지 도내에선 이렇다 할 대형 전시가 열리지 못했다.
갈수록 쇠락하는 지역경제, 인구 감소, 그리고 자치단체와 도내 문화예술계의 새로운 시도에 대한 두려움 등이 겹쳐진 때문이다.
"당장 먹고살기도 힘든 마당에 무슨 쓸데없는 전시냐"는 주장을 정면으로 설득할 논리가 부족했던게 사실.
적게는 3∼4억원에서 많게는 10억원을 훌쩍 넘어서는 막대한 유치 비용으로 인해 그동안 전북은 대형 전시를 엄두도 내지 못한채 전시예술의 변방으로 전락해왔다.
하지만 다른 시·도의 경우 최근들어 블록버스터급 전시 유치를 통해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지역을 널리 알리는 한편, 지역민들의 문화향유 기회를 충족시킨다는 점에서 이젠 전북에서도 대형 전시를 적극 유치할 시점에 달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대전시립미술관에서 이뤄진 '모네에서 워홀까지' 전시의 경우 무려 13만명이 찾았고, 지난해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린 '모네에서 피카소까지'전에는 11만명이 운집했다.
서울시립미술관이 지난해 전시한 로뎅전, 샤갈전엔 무려 50만 인파가 몰려들기도 했다.
미국현대미술전엔 3억원, 모네에서 피카소까지 전엔 6억원 가량의 전시 예산이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전시 예술에 대한 붐이 일어나자 경남도립미술관도 이달초부터 11월까지 미국현대미술전을 열고 있는데 연일 관람객들이 몰려들고 있다는 것.
그러면 과연 도내 전시장을 찾는 관람객의 수요는 어느 정도나 될까.
전북도립미술관, 소리문화의전당, 예술회관 등에서 열린 대다수 전시는 무료지만, 아마추어 작가의 작품을 찾아나서는 사람은 많지 않다.
문제는 관람료를 받더라도 대형 전시에는 사람들이 몰린다는 점이다.
실제로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최근 유치한 '내셔널지오그래픽전'의 경우, 한달 동안에 약 2만명이 몰리기도 했다.
전북미술협회 김두해 회장은 "30년전 피카소 작품을 보기위해 구름떼처럼 몰려들던 장면이 지금도 생생하다"며 "밀레나 고갱 등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었던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이 전북에 온다면 도민들은 물론, 다른 시도에서도 엄청난 관람객들이 쇄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작품만 된다면 얼마든 대형 홈런을 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한편, 대형 전시가 없었던 것과는 달리 도내에서는 최근들어 대형 공연이 잇따라 성공을 거두고 있다.
소프라노 조수미의 공연이나, 뮤지컬 '맘마미아''노트르담 드 파리'등은 전석 매진의 흥행을 거둔 바 있다.
대형 뮤지컬 하나를 유치하는데 3∼4억원씩 소요되고 있으나, 연일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이젠 공연에 머물지 않고 전시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는 지역 문화예술계의 지적이 향후 어떤 결론을 맺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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