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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밤, 커피잔 속 동물들과 사색에 잠기다

안윤모 '커피 한잔의 은유'展 내달 5~19일 전주 갤러리 샤뽀

책을 든 부엉이. (desk@jjan.kr)

책 읽는 부엉이, 커피를 앞에 두고 조용히 마주앉은 호랑이, 둥근달이 뜬 자작나무 숲에서 평화로운 휴식을 만끽하는 동물가족, 그리고 만발한 튤립꽃밭의 부엉이 연주회, 악보를 입에 문 작은 까치 한 마리...

 

최근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이 동물들은 산뜻한 채색과 기발한 착상으로 미소 짓게 한다. 단순해서 오히려 세련된 그의 그림은 들여다볼수록 마음이 즐겁고 따뜻해진다. 혼자 있는 호랑이는 쓸쓸해 보이지만 초라하지 않다. 차분히 자기성찰의 시간을 즐긴다. 둘은 다정해 보이고, 다섯이나 일곱도 조화롭다. 재미난 그의 그림은 다분히 우화적이다. 현대인에게 결핍된 그 무엇을 잘도 짚어냈다. 간절히 원하되 쉬 얻을 수 없는 그것들을.

 

서양화가이자 설치 작가인 안윤모(48)의 '커피 한 잔의 은유'전이 오는 10월 5일 시작해 19일까지 전주시 경원동 갤러리 샤뽀에서 열린다.

 

지난 8월 이곳 전주에서 발달장애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안윤모 전국투어 프로젝트 '꿈꾸는 집'전을 열었던 그는 당시 전주지역 장애인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참여프로그램도 갤러리 샤뽀와 함께 진행하기도 했다.

 

안 작가의 이번 전시는 서정적이며 보는 이들에게 쉽게 다가가는 내용을 가지고 있다.

 

때로는 유머와 해학적이며 감성을 자극하는 밝고 아름다운 색채의 그림들로 꾸며진다.

 

미술 애호가들은 안 작가의 그림을 보면, "홀로 있을 땐 독서, 둘이서는 토론을, 셋이 모이면 노래하라 "는 말이 떠오른다고 한다.

 

특히 현대인들이 간절히 원하되 쉬 얻을 수 없는 그것들을 안 작가는 우화적으로 잘 짚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작품 전시에는 화초호박과 바이올린 등의 악기가 등장하고 무엇보다 독서의 계절을 암시하듯이 책과 따듯한 커피의 소재가 한껏 가을의 느낌을 갖게 한다.

 

안 작가는 설치, 조각 , 입체 등의 다양한 매체를 가지고 작업을 해왔으며 이번 전시에는 회화작품만을 출품한다.

 

주로 호랑이, 부엉이 등의 동물을 소재로 현대인들을 해학적이고 우화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안 작가는 "나는 동물을 그리지만 사실은 동물들을 통해서 내 모습 혹은 현대인의 자화상을 그리기도 한다"고 말한다.

 

최근 들어 호랑이와 부엉이를 집중적으로 그리는 이유에 대해 그는 "호랑이는 조선시대의 민화 때 부터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캐릭터이자 작가 자신의 띠 동물이라 자연스레 친숙하다"고 말했다.

 

부엉이는 생뚱 맞은 표정이 귀엽고 표정을 쉬 나타내지 않아서 작가의 의도를 나타내기 좋다는 것이다.

 

지혜와 재물을 상징하는 좋은 뜻도 함축하고 있어 소재로 자주 이용한다는 게 그의 설명. 이번 전시 주제 또한 커피내용이 일부 들어 있어 안 작가는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커피한잔을 앞에 두고 마음의 여유를 갖자는 공감의 메시지를 던져 준다.

 

가을 밤 한 잔의 커피를 놓고 사색에 잠긴 저 부엉이 호랑이는 내 모습 아니 이 시대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위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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