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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정서, 한지 부조에 담았죠"

전주 갤러리 공유 기획전 서양화가 유휴열, 11년만에 여는 대작 등 전시

화가들은 '꽂히는' 소재가 있으면 마음에 들 때까지 그리고 또 그린다. 아무리 그려도 양에 차지 않아 '죽어라' 그린다. 그래서 예술가다. 서양화가 유휴열(61)씨는 한국인의 한(恨)에 천착해왔다. 생애 처음 한지로 부조를 뜨면서 또 물었다. 이승과 저승의 중간쯤에서 예술가는 대체 무엇을 해야 하느냐고. '떠다니는 섬', '꿈'에는 '생-놀이'의 근원을 찾으려는 한국적 미의식이 일관되게 드러난다.

 

"전주에서 큰 작품을 내놓는 건 11년 만이죠. (나이가) 이쯤 되니까 이젠 전시도 함부로 못하겠더라고. (웃음) "

 

전주 갤러리 공유(관장 이정임)의 기획전에 내놓은 생애 첫 한지 작업을 두고 "해, 까치, 구름 등을 동원하지 않아도 충분히 한국적인 정서를 나타낼 수 있었던 소재"라며 만족스러워했다. 30년 넘게 좌도 농악의 질펀한 가락에 심취했던 그는 우리 소리와 우리 춤 속에 녹아있는 무속적, 토속적 생명력을 뽑아내 현대적 회화 안에서 소통시키고 싶어했다. '소리'는 엇박자처럼 잔물결들을 가로 세로로 엇갈려 놓아 은은하게 색을 입힌 작품.

 

달을 껴앉고 천진하게 웃는 소녀를 담은 '달따는 소녀'나 엄마가 아기를 껴앉고 구름과 달, 새와 어울리는 '日月之情'은 원시적 생명력을 회복해가는 모습이다. '아름다움이란, 예술이란 일상의 삶 속에 있다'는 화두를 던진 신석정 시인의 시를 딴 '봄을 기다리는 마음'에선 화사한 봄기운과 생동감이 묻어난다. 반면 알류미늄 주름판에 새긴 '생-놀이'는 십장생도를 양식화한 물결로 색을 뚫고 바닥을 솟아오르는 듯한 강한 느낌이 든다.

 

그는 "앞으로 생로병사의 나머지 테마인 늙음과 병듦, 죽음에도 눈을 돌릴 것"이라며 "나의 맨 얼굴과 작품이 하나가 되는 날이 왔으면 한다"고 했다. 정읍 출생인 그는 전주대 미술교육과를 졸업, 전주, 서울, 파리 등에서 29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오늘의 작가전(1987), 깐느 국제회화제(1989), 광주 비엔날레 특별전(1995), 마니프 서울 국제 아트페어 (1996~2010) 등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 2011 갤러리 공유 기획전 서양화가 유휴열 = 27일 ~ 11월9일 갤러리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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