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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려자 결국 길거리로…' 경찰-소방서 '민원 핑퐁' 비난

무주, 주민 도움 요청에 출동 않고 서로 떠넘겨…지역민 비난 고조

경찰과 소방서가 주민의 도움요청을 무시하고 출동도 하지 않은 채 서로 떠넘긴 사건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지역민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특히 민원인이 출동하지 않는 파출소를 찾아 아픔을 호소하는 남성을 데려다 줬지만, 파출소는 인근 소방서로 안내했고, 소방서는 파출소에 항의하는 등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지난 2일 저녁 무주관내 한 보건진료소를 찾은 남루한 차림의 50대 남성 A씨는 아픔을 호소하며 진료소를 찾아 약을 받은 뒤에도, 나가지 않고 재워달라고 떼를 쓰기 시작했다.

 

혼자 진료소를 지키던 여성 직원 B씨는 처음에 느꼈던 동정심과 의무감보단 점차 두려움을 느끼게 됐고, 결국 인접 파출소에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전화를 받은 파출소 직원에게서 "군청에는 행려자정책이 있어서 재워주고 교통비도 주니 그쪽으로 연락하라"는 답을 들었다.

 

B씨는 어쩔 수 없이 다시 119지역대에 연락을 취했지만 "환자 본인에게 물어봐서 본인이 (병원에 가겠다는) 동의를 해야만 출동할 수 있다"며 거절당했다.

 

2시간 가까이 A씨를 돌보던 B씨는 급기야 자신의 차량에 태워 인근 파출소로 데려다줬고, 파출소에선 "아프면 구급차가 있는 소방서로 가라"며 떠넘겼다.

 

A씨는 결국 파출소를 거쳐 소방서로 향했지만, 소방서는 때마침 출동한 상태여서 인근에서 기다리는 딱한 처지가 됐다.

 

출동했다가 돌아온 119대원은 A씨가 파출소의 안내로 소방서를 찾았다는 것을 확인하고, 파출소에 항의하는 등 A씨를 곤혹스럽게 했다.

 

파출소와 소방서에서 외면당하자 다시 보건진료소를 찾은 A씨는 B씨의 설득에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고, 다음날 20km도 넘게 떨어진 무주군청에 나타나 교통비를 받아 고향으로 떠났다.

 

이처럼 경찰과 소방서가 신고를 받고 출동도 하지 않은 채, 민원인을 불안에 떨게 했다는 소식과 파출소까지 데려다 준 행려자가 결국 길거리로 내몰렸다는 소문이 지역 내에 퍼지면서 주민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신고자가 불안한 표현을 했으면 출동했을 텐데 그런 것을 느끼지 못했다"라고 말했고, 소방관계자는 "여자분 혼자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출동을 했을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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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종 hjk4569@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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