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병락 개인전, 도립미술관 서울관
이번 전시에서는 두껍고 단단한 검은 재질의 고무판을 칼로 저미고 붙이는 작업들이 선보인다. 가벼운 스티로폼과 단단하고 무거운 고무를 넘나들며 반복적이고 운율적인 패턴을 만들어 냈다. 오랜 시간을 요구하는 그의 작업은 노동에 가깝다.
그의 고된 작업방식은 미술을 시작하면서부터 현재까지 이어진다. 오랜 시간 동안 매만지고 가다듬어 일정한 식물의 패턴을 형상화하는 작업, 스티로폼 조각을 자르고 이어 붙여 만들었던 작업 등을 통해 자신의 현재 모습을 붙잡고 싶어 한다. 또 이런 행위를 통해 망상이나 잡념을 지우고 현재의 순간 속으로 집중해 그 순간에 의미를 부여한다.
이번에 선보이는 블록 작품들은 의식 또는 무의식 세계에서 사라진 삶의 조각을 맞추는 행위와도 같다. 인생과 삶 그리고 무의식 속에서 스쳐가는 모든 것들이 순간에만 존재했다가 먼지처럼 사라져버리는 허무함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는 과거와 미래의 인식에 갇혀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에게 현재라는 열려 있는 눈으로 세상의 실체를 보기를 원한다.
그는 "인간은 누구나 사라진 것들에 대해 집착하고 영향을 받는다. 내가 만든 퍼즐들은 그것들의 집약적인 존재로 표현된다. 의식과 무의식의 세계를 교차하는 수많은 연결고리들 속에서 기억은 존재에 대한 이유를 확인시켜주며, 동시에 참혹한 허무함과 아쉬움을 남긴다"고 말했다.
목원대 미술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개인전 11회와 다수의 기획초대전 및 단체전에 참가했고 국·내외(뉴욕, 홍콩, 스위스, 벨기에 등) 아트페어에 참여하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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