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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합창으로 지친 마음 치유해요"

도내 유일 개인병원서 운영 '고려콘서트 콰이어' 재창단

병원에 웬 합창단? 매주 화요일 저녁이면 합창단이 병원의 적막을 깨트린다. 전주 아중리 소재 고려병원 7층 회의실이 '고려콘서트 콰이어 합창단'의 연습장이다. 19일 한국소리문화전당에서 열리는 송창식과 함께하는 '오월의 노래' 콘서트 찬조출연을 앞두고 합창단원들은 더 바빠졌다.

 

개인 병원이 합창단을 만들어 일반인을 대상으로 공연을 펼치는 사례는 도내에서 고려병원이 유일하다. 30명의 단원들로 구성된 합창단 단원들은 모두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하는 학생들이다. 여기에 김수옥 병원 이사장(56)이 단장 겸 상임지휘를 맡고, 전주시립합창단 수석단원으로 활동하는 박준현씨가 부지휘자로 있다. 단원들은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다. 짜임새를 갖춘 전문 합창단으로 골격을 갖춘 셈이다.

 

합창단은 지난달 6일 전주덕진예술회관에서 '봄의 아름다운 콘서트'를 통해 재창단 신고식을 했다. 10여년간 병원 직원 중심으로 꾸려온 합창단 대신 지난해 3월 전문 합창단으로 다시 출발한 후 처음 가진 이날 정기연주회는 다양한 레퍼토리로 관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재창단 후 대전국제합창 페스티벌·부안예술제·전주 경기전서 열린 조선왕조개국대제전 등에 참가하며 합창단의 실력을 대외에 알렸다.

 

그러나 합창단의 일반 관객과의 만남은 부수적인 활동이다. 본래 지향점은 환자들에게 맞춰졌다. 어버이날·크리스마스 등에 '작은 음악회'를 열어 환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병원에서 환자들의 몸을 치료한다면 합창단은 마음을 치유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밖에 나가기 어려운 환우들에게 음악이 큰 위로가 되고 있습니다."

 

김수옥 이사장이 병원에서 운영하던 합창단 활동을 접은 후에도 전주세실합창단을 이끌며 환자들을 위한 콘서트를 계속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연주회가 뜸해질 때면 환자들이 언제 연주회를 열지 성화를 할 만큼 병원 콘서트에 익숙해졌단다.

 

합창단 단원들에게도 힐링이 되고 있다. 병원측은 대학생 단원들에게 월 평균 20만원씩 장학금을 지급한다. 음악도들이 무대 경험을 쌓는 것은 현장에서의 교육이다. 어려운 여건에 있는 분들을 위한 재능기부, 합창을 통해 동료를 배려하는 자세 등도 학생들에게는 소중한 자리다. 병원측은 단원들을 선발해 해외연수기회를 부여하고 있기도 하다.

 

병원에서 합창단을 운영하는 데는'섬김과 나눔의 병원'을 모토로 삼은 병원장(박근호)의 의지이기도 하지만, 김 이사장의 음악적 열정이 밑거름이 됐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음악을 전공한 후 중학교 음악교사 생활을 했던 김 이사장이 박 병원장과 결혼 후 못 다한 음악 활동을 합창단을 통해 풀어내고 싶어했기 때문. 전주 바울교회 마리아성가대에서 18년째 지휘를 맡고 있기도 한 그는 피폐한 마음을 치유하는 데 음악 만큼 좋은 게 없다는 믿음으로 '음악 전도사'를 자임했다.

 

김 이사장은 자신의 병원 뿐 아니라 소외된 시설과 다른 병원에서 공연을 요청할 경우 기꺼이 힘이 되겠다고 했다.

김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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