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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호남서 독자세력화 시동

'광주 정신' 강조하며 기성정치 비판 / 지역포럼서 인재 영입 기준 등 밝혀

▲ 안철수 의원이 18일 오후 광주 동구 신양파크호텔에서 지지포럼과의 간담회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독자 세력화를 선언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지난 18일 민주화 운동의 성지인 광주를 방문해 '광주 정신'을 강조하며 기존 정치권과의 차별화에 나섰다. 한국 정치를 지배해온 기득권 정치체제 청산과 낡은 정치 유물 제거 필요성을 주장하며 독자 세력화에 가속도를 냈다.

 

광주에서 기성 정치권을 비판하며 사실상 호남에서 독자 세력화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는 분석이다. 안철수 바람의 진원지로 꼽히고 있는 호남에서 새 정치의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며 독자 세력화 의지를 재천명한 안 의원의 행보가 전북 정치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성 정치권 강력 비판= 안 의원은 이날 오후 광주 신양파크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광주는 한국정치의 물줄기 바꿔왔다. 과거 광주가 그래왔듯 지금 광주 역시 대한민국 정치개혁의 씨앗이 되어 주시기 바란다"며 "저는 그 마중물이 되겠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한동안 광주 정신은 시대의 슬픔을 넘어 대한민국의 이정표를 세우는 커다란 좌표였지만 이제 그 좌표가 흔들리고 있다"며 "관성에 젖고 기득권에 물든 기성 정치가 광주 정신을 계승하기 보다 열매를 향유하는 것에만 열중했기 때문이며, 정치적 리더십이 희생과 헌신보다 오로지 지역주의라는 이념에만 몰두해온 탓"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대선 때 이러한 방향의 문제제기로 새정치 어젠다를 내세웠지만 정치세력도 부족하고 시간도 부족하고 제 자신 스스로 부족한 탓에 실현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대선과정에서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던 변화에 대한 열망을 온전히 받아들이겠다"며 "많은 준비가 필요하고, 또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고, 뜻을 함께 할 좋은 동반자들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정치권은 안 의원이 '광주 정신'을 강조하며 기존 정치권을 비판하고, 우수 인재 영입의사를 거듭 피력하는 등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 독자 세력화를 위한 본격적인 주도권 싸움을 벌일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겉으론 태연 속으론 복잡한 민주당= 그동안 텃밭으로 인식해온 광주에서 안 의원이 기존 정치권에 직격탄을 날린데 대해 민주당은 겉으로는 태연한 표정이지만 속내는 복잡한 모습이다.

 

기존 정치권을 비판한 안 의원은 특히 민주당 지도부가 지난 16일 광주에서 '을(乙)을 위한 정당'을 골자로 한 '광주 선언'을 발표한 것에 대해서는 "문제의식으로만 그치지 말고 구체적인 해법으로 실천하면서 을의 위치에 있는 분들이 피부에 와 닿게 해야 한다"고 훈수(?)하기도 했다.

 

호남에서 오랫동안 '정치적 맹주' 역할을 해온 민주당은 '광주 정신'을 강조하며 민주당과 대립각을 세운 채 호남의 지지를 호소하고 나선 안 의원에 대해 경계심을 표출하고 있다. 그러나 겉으로는 대응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안 의원의 광주 발언에 대해 "원론적인 이야기로 모두 맞는 내용"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안 의원과 상관없이 우리의 길을 뚜벅뚜벅 갈 것"이라고 밝혔다.

 

◇안철수 독자 세력화 전북서도 시동= 안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 이어 호남권 지역포럼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인재영입 기준 등 향후 정치세력화 방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지역포럼과의 간담회에는 '전북의 내일을 선택하는 안심포럼' 회원 18명을 비롯, 전북과 광주·전남지역 안 의원 지지모임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안 의원은 기자간담회에서 변화에 대한 열망을 실현하기 위한 정치 과제로 △적대적 공생관계에 있는 기득권 정치 청산 △양보와 타협이 없는 진영 정치 청산 △국민 삶 개선을 위한 전반적 구조개혁 △정치세력 다양화를 통한 생활정치 실현을 꼽았다.

 

그는 이어 앞으로 함께 일하고 싶은 인재의 기준으로 △사익보다 공익을 추구하는 사람 △전반적인 구조개혁에 동참할 수 있는 사람 △적대적 공생관계의 기득권 정치를 청산할 의지가 있는 사람 등 3가지를 들었다. 소수 엘리트 중심의 정치가 아니라 경제와 노동·정치현장 등에서 전문성을 쌓고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정치에 참여하는 생활정치를 구현하겠다는 설명이다.

 

비공개로 진행된 지역포럼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주로 지역 균형발전·지역인재 활용·복지정책 확대 문제와 지역조직 강화 및 독자 세력화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 안심포럼 관계자는 "안 의원이 밝힌 정치개혁에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을 추가 영입해서 포럼을 확대 재정비할 것"이라며 "새 정치에 대한 공감대 확산을 위해 강연회·토론회를 포함한 구체적 사업계획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정치 인재를 담을 그릇(신당)이 마련되지는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안 의원의 새 정치 구상과 가치에 공감하는 지역 인재를 발굴, 조직을 확대하겠다는 설명이다. 안 의원의 행보에 맞춰 정치세력화를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돼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도내 입지자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게 됐다.

 

서울=강인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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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석 kangis@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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