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15 05:43 (Sat)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전시·공연
일반기사

관립 문화예술단체 활로 찾기 ④ 전주·군산시립예술단 현주소

팍팍한 예산에 돈 드는 기획·정기공연 '시들'

▲ 전주시립예술단 공연 모습(왼쪽)과 군산시립예술단 공연 모습.
'예산이 없으니 연주 횟수를 줄여라?'

 

지난해부터 전주시가 전주시립예술단에 내린 '마이너스 셈법'이다. 예산 부족으로 연주 횟수를 줄이는 것은 연주력 저하와 레퍼토리 개발 부재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져 시립예술단 체질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관립 문화예술단체, 활로 찾기'에서는 상임 단원들로 구성된 전주·군산시립예술단의 현주소를 점검한다.

 

△ 예산 부족 공연 횟수 줄이는 '엇박자' 행정 = 본지가 상임 단원들로 공무원 호봉제가 적용되는 전주시립예술단의 한 해 연주횟수를 조사한 결과 기획·정기 공연 횟수가 줄었고 제자리걸음인 군산시립예술단도 줄어들 개연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는 단순했다. 예산이 부족하다는 것. 거꾸로 이야기하면, 지난 3년 간(2010~2012) 전주시립예술단 61~62억, 군산시립예술단 39~45억씩 쏟아붓고도 공연 예산이 모자라 단원들에게 일을 시키지 못하겠다는 뜻이다.

 

전주시립예술단의 경우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획·정기 공연의 횟수는 단별로 줄었다. 전주시립교향악단의 올해 기획공연은 2회가 줄어든 6회, 여기엔 예산이 부족해 앙상블 공연으로 꾸려진 부분도 포함된다. 지난해와 비교해 전주시립합창단 역시 정기공연은 5회에서 2회, 기획공연은 5회에서 4회로 각각 횟수를 줄였고 비교적 예산이 적게 투입되는 찾아가는 공연은 11회에서 15회로 늘렸다. 전주시립국악단도 팍팍한 사정은 마찬가지. 2011년부터 줄어든 정기·기획공연 횟수가 올해는 2회가 더 없어져 각각 6회·2회에 그쳤고, 찾아가는 공연만 21회에서 40회로 대폭 늘어났다.

 

군산시립예술단은 정작 정기공연(평균 5~6회) 보다도 야외공연(1회)에 더 비중을 두는 것처럼 보인다. 시는 올해 개관한 군산예술의전당이 없을 당시 군산시민문화예술회관이 800석 밖에 되지 않아 5000명 이상 시민들에게 공연을 보여주기 위해 기획해 9년 째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정기공연은 평균 2000만원, 야외공연은 평균 8000만원~1억으로 예산이 무려 4배 차이가 난다. 시는 야외공연의 경우 세트 제작비 등으로 예산이 많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야외공연이 뮤지컬 등과 같이 대중적 요소를 접목시킨 공연이 주가 된다는 점에서 악단의 기량을 높이기 위한 정기공연에 대한 지원 소홀로 비춰질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 실력 우선 아닌 오래 재직한 단원들의 월급이 더 많아 = 전주시립예술단은 군산시립예술단과 비교할 때 단원수가 크게 부족하다. 조례상 요구되는 시립교향악단은 68명, 국악단은 73명, 합창단은 61명, 극단은 30명이나 실제론 교향악단 56명, 국악단 55명, 합창단 33명, 극단 22명에 불과하다. 단원 중 거의 50%가 모자란 시립합창단은 반주마저도 객원을 쓸 만큼 열악하고, 단별 공연 예산이 제일 적다.

 

문제는 예술단 체질 개선을 위한 정기평정 기준이 조례에 불분명하게 제시 돼 유명무실한 오디션을 자초하고 있다는 데 있다. '전주시립예술단원 복무규정'에 따르면 100점 만점으로 하되 근무평정 40점, 실기점수 60점을 매기도록 돼 있다. 매년 오디션을 통해 1~5급(실제론 1~3급)까지 평가해 예능직무수당을 주고 있으나 점수기준이 따로 없고 배정된 인원 중 20~40%로 상대평가를 하면서 실력이 현저히 저하됐을 때 해촉할 수 있다는 모호한 규정만 있다. 반면 '군산시 시립예술단 설치 및 운영조례 시행규칙'에 따르면 군산시립예술단은 절대평가로 정기평정을 한 결과 '70점 미만 단원은 다른 규정이나 본인의 의사에도 불구하고 1회시 2호봉 감봉, 2회시 해촉할 수 있다'고 명확히 제시했다.

 

그 결과 시립예술단이 노령화되어 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기준 10년 이상 재직하는 전주시립예술단 단원들이 교향악단 7명, 국악단 10명, 합창단 3명, 극단 4명. 고참 연주자는 악단의 경쟁력이기도 하지만 "경쟁 없이 한 악단에서 장기 근속할 경우 전체 악단의 연주 질은 저하될 수밖에 없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전주·군산시립예술단의 아이러니한 대목은 "젊은 수석 단원 보다 오랫동안 재직해온 단원들의 월급이 더 많다"는 것. 매년 오디션을 통해 예능직무수당(12~20만원) 등을 차등으로 주고 있으나, 기본적으로 공무원 호봉제가 지켜져서다.

 

지난 3년 간 충원된 단원수도 2010년 2명(국악단 2명, 합창단 1명), 2011년 11명(교향악단 4명, 국악단 2명, 합창단 3명, 극단 2명), 2012년 0명 충원에 그쳤다. 사직한 단원수와 예산에 비례해 단원들이 진행되다 보니 객원 단원들에 대한 의존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매년 2~3명씩 꾸준히 충원하고는 있으나 군산시립예술단도 긴축 재정으로 단원들의 보강이 요원한 상황이긴 마찬가지. 조례상 교향악단이 80명이나 현재 모집 중인 지휘자를 포함해 6명, 합창단은 60명 중 12명이 공석이다. 그러나 군산시도 예산 부족을 이유로 단원 충원에 관해 확답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