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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전북도립국악원·전주시립국악단 신춘음악회] 안정된 연주가 준 봄바람 같은 감동

도립관현악단, 지역성 부각 호평…증폭된 음향 거슬려 / 시립국악단, 순수한 소리 살려…특색 없는 구성 아쉬움

▲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이 지난 17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신춘음악회를 열어 연주를 하고 있다.

지난 17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전북도립국악원(원장 곽승기) 관현악단의 신춘음악회가 열렸다.

 

‘봄 나들이, 춘행(春行)’을 주제로 한 공연에는 봄의 생명력을 담은 국악관현악 ‘세상을 여는 소리’, ‘꽃잎’, 태평소협주곡 ‘봄의 향연’과 관현악기의 특성을 잘 드러내는 소금협주곡 ‘파미르고원의 수상곡’과 국악관현악 ‘모리화’가 연주됐다.

 

국악원 개원 30주년을 맞아 관현악단의 예술적 역량을 압축적으로 보이면서도 지역성을 살리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도내 작곡자들이 제작한 위촉 초연곡 ‘꽃잎’(작곡 이승곡), ‘봄의 향연’(작곡 안태상) 2곡을 새로 준비했고, 협연자들도 모두 국악원 단원으로 꾸몄다. 전체적으로 봄의 경쾌한 느낌을 잘 살리면서도 타 지역에서 볼 수 없는 지역 특색을 담은 편곡과 신규 위촉곡들은 도립국악원만의 색깔을 잘 보여줬다는 평이다.

 

연주는 이전보다 정제됐다. 협연자로 나선 조용오(소금), 조송대(태평소) 단원은 리드미컬한 음의 변주와 화려한 무대매너를 선보이면서도 관현악단과의 호흡도 섬세하게 맞춰나갔다. 초연곡 무대도 안정됐고, 특히 ‘모리화’에서는 한·중·일 3개국의 음악적 특성을 잘 아우르면서도 각 악기의 선율을 정교하게 표현했다.

 

하지만 여러 대의 마이크로 증폭된 음향은 다소 인위적이고 중극장이 감당하기에는 벅찼다. ‘도립’에 걸맞은 실력과 흥겨운 분위기로 관객을 사로잡았지만 이전보다 발전된 모습이나 실험정신은 찾기 어려웠다.

 

지난 18일 같은 곳에서 열린 전주시립국악단(단장 조봉업)의 제202회 신춘음악회도 조화로운 하모니로 관객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날 공연은 정악, 민요, 관현악 등 6개의 무대로 구성됐다. 특히 관현악 공연은 관객들이 근래 시립국악단 공연 중 가장 뛰어난 기량을 보여준 무대였다고 평할 만큼 단원들의 연주와 호흡이 안정감 있었다. 연주자들의 기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데에는 김성진 객원지휘자의 역할이 컸다는 평이다.

 

마이크를 최소화하고 악기의 순수한 소리를 살린 음향은 듣기에 편안했고 공연의 몰입도를 높였다.

 

전체적인 공연 만족도는 높았지만 일부 욕심낸 구성은 아쉬움을 남겼다는 평이다.

 

파미르수상곡은 도립국악원 관현악단과 시립국악단의 공통 연주곡으로 관심이 집중됐던 곡이다. 앞서 도립국악원은 조용오 관현악단 부수석이 소금 연주를 맡는 등 전체적으로 지역 색깔을 잘 드러냈다면 시립국악단은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부수석인 권용미 연주자를 초빙, 대중적인 무대를 꾸몄다. 또 시립국악단은 실험적인 퍼포먼스를 함께 올렸는데, 다소 산만한 분위기를 형성해 원숙한 소금 연주에도 불구하고 집중하기 어려웠다.

 

이번 공연에서 선보인 창작곡 중 전주의 이야기를 담은 곡은 한 곡도 없었다. ‘아리랑환상곡’ ‘파미르수상곡’ ‘월광’ 등 대표적이고 친숙한 관현악곡은 관객의 호응은 높았지만 시립국악단의 정체성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두 공연을 모두 본 국악계 관계자는 “관립 예술단이 해야 할 의무 중 하나는 전북 음악의 역사를 기록하고 저변을 확대하는 것이다”며 “단순히 연주 실력만 내세우거나 청중 반응만을 고려한 눈요기 공연보다는 전북 음악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와 실험정신을 공연에 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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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현 kbh768@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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