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립극단 정기공연 24~26일 덕진예술회관
전주시립극단(상임연출 홍석찬)은 러시아의 대문호 안톤 체호프가 쓴 4대 희곡 중 하나인 ‘벚꽃동산’을 24일부터 정기공연 무대에 올린다.
‘벚꽃동산’은 안톤 체호프의 마지막 작품으로서 그가 작고한 해인 1904년 모스크바 예술극장에서 초연됐다. 찬란하게 핀 벚꽃이 봄바람에 금세 스러지는 모습에 빗대어, 농노해방 이후 귀족계급이 몰락하고 신흥 부르주아가 등장하는 격동기 러시아의 시대상황을 함축한 작품이다.
주인공 라네프스까야는 한 때 남부럽지 않은 지주였지만 가문이 쇠퇴하며 선대로부터 내려온 넓고 아름다운 벚꽃동산마저 경매로 처분해야할 처지에 이른다.
하지만 그녀는 과거의 풍요로웠던 생활과 추억에 파묻혀 현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가문의 유일한 자랑거리인 벚꽃동산을 간직하려 한다. 결국 농노의 자식인 로빠힌이 땅을 매입하게 되고, 벚꽃나무를 베는 무정한 도끼질 소리를 들으며 라네프스까야는 고향을 떠나 새 삶을 살게 된다.
상실과 희망의 모호한 경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인 ‘벚꽃동산’은 평범한 플룻을 가지고 있지만 그만큼 시대를 뛰어넘어 현재에도 쉽게 발견되는 보편적인 상황을 그리고 있다.
벚꽃동산은 주인공 라네프스까야의 행복한 시절을 상징하는 존재지만 오히려 그것을 잃음으로써 새로운 삶의 원동력을 얻게 되는데, 비극과 희극이 뒤엉켜 있는 인간의 운명을 바라보는 안톤 체호프의 초연한 작가관을 엿볼 수 있다.
홍석찬 씨가 연출을 맡으며 전춘근 김영주 이병옥 고조영 국영숙 백민기 씨 등이 주·조연으로 출연한다.
공연은 24일부터 26일까지(목·금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4시) 전주 덕진예술회관에서 진행된다. 티켓가격 R석 2만원, S석 1만5000원 문의 063-273-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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