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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악의 신명'에 빠진 부자

아버지 홍순무 작가는 붓으로, 아들 웅표씨는 3D 프린팅으로 / 도청 기획전시실서 10일까지

▲ 홍순무 작가의 작품 ‘축제’ 앞에 선 아버지와 아들 홍웅표 작가.

“여든을 넘긴 연세에도 현장을 찾아다니며 계속 탐구하십니다. 스케치도 엄청 하시고요. 작가로서 존경합니다.”

 

‘농악’의 신명을 화폭에 담아온 홍순무 원로작가. 선생이 스물한번째 개인전을 아들 웅표씨와 함께하고 있다. 3년 여만에 전시를 열면서 같은 길을 걷는 아들과 함께 하고픈 마음에 먼저 제안했다. 아버지는 뿌듯함이 앞섰지만 아들은 부담이 컸다고 털어놓았다.

 

붓을 잡은 70여년 가운데 반 이상을 교단에 섰던 선생은 줄곧 구상작품을 해왔다. “(서울)대학에서 인물을 전공하기도 했고, 교단에서 미술교육을 하다보니 성실하고 정직하게 그리는 데생과 구상계열을 중시하게 됐습니다. 자연히 제 작품도 사실에 기반을 두게 됐지요. 하지만 사물이나 풍경을 있는 그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스케치를 토대로 작가의 마음과 느낌을 담게 되니 대상과는 다른 작품이 나오는 것이죠.”초창기부터 그려온 농악은 영원한 선생의 화제(畵題)인데, 앞으로도 풀어낼 이야기가 많다.

 

이번에 선보이는 30여점의 작품은 근작이다. 농악을 소재로 한 ‘축제’시리즈와 전북의 풍경, 여인 등 선생이 줄곧 소재로 삼은 작품에 시장이 더해졌다. 생명(生)과 이를 표현하는 하나의 방식으로서의 움직임(動) 에 주목하는 선생의 시선이 소박한 정겨움(情)이 더해진 시장으로 이동한 것이다. “남녀노소의 어울림, 흐트러짐속의 질서, 고요함 속의 울림, 살아있는 것의 아름다움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 홍웅표 作 ‘농악’(디지털조각 3D프린팅)

농악 현장을 찾아 스케치를 다녔던 아버지를 보며 자란 아들은 농악의 신명을 입체로 표현한다. (홍익)대학에서 조소를 익히고, 미국에서 컴퓨터 아트를 전공한 그는 전통의 흥과 소리를 조각으로 빚어내다가 최근에는 3D 프린팅으로 작품화하고 있다. “조각은 크기나 소재, 표현, 색상 등에 한계가 있어 늘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3D 프린팅은 이러한 한계를 어느정도 극복했고, 또 앞으로 기술이 더 발전하면 가능성이 더 커질것입니다.” 아들이 애정을 갖는 대상은 아버지와 비슷하다. 어릴적부터 보아온 농악, 정미소, 창고 같이 향수를 일으키는 풍경과 순례자 등이다. 세월 기억 추억 흔적 같은 아날로그적 감성을 최첨단 기술의 힘을 빌어 표현하고 있다. 기본에 충실한 정통 미술의 맥을 잇고 있는 아버지는 “시대와 소통하는 작품”이라며 아들의 작업을 격려하고 응원한다.

 

“기본을 닦았으니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홍순무 작가와 “뿌리는 아버지에 두면서도 작품 세계를 확장해가는”홍웅표 부자전은 10일까지 전북도청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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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정 euns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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