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째 '방방곡곡 문화공감' 선정 / 주민들 오디션 통해 배우로 출연 / 창작소리·전통판소리 융합 특징 / 14~15일 향토예술문화회관서
완주에서 태어난 비가비 명창 권삼득(1771-1841)이 창극으로 재조명된다.
완주군은 지난 2013년부터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에서 주관한 방방곡곡 기획공연 지원 공모사업에 4년 연속 선정돼 기획 공연을 제작해왔다. 매년 전문 제작진과 배우, 완주군민들과 함께 지역 문화콘텐츠를 발굴하고 이를 창작 공연작품으로 탄생시키고 있다. 그동안 선녀와 나무꾼, 콩쥐팥쥐, 완주군 내 지명인 여시코빼기 등 지역민에게 친숙한 소재를 조명해 익살스런 춤과 연기로 녹여냈다.
올해는 완주 출생 명창 권삼득의 일대기를 창작창극 ‘비가비명창 권삼득-내 소리 받아가거라’으로 만들었다. 오는 14일~15일 오후 1시와 오후 7시 완주 향토예술문화회관에서 첫 선을 보인다.
작품은 후손들이 우연히 권삼득의 목소리를 환청으로 듣게 되면서 그의 생애를 되돌아보고, 그가 국악사에 남긴 업적을 기리는 형식을 취한다. 권삼득이 어려서 소리길로 접어들던 과정, 멍석말이를 당하면서까지 소리를 놓지 않았던 일화, 양반임에도 엄격한 수련과정을 통해 명창 반열에 올랐던 과정 등 삶의 궤적을 소리와 몸짓으로 쫓는다.
오진욱 총감독은 “이번 작품은 창작창극이지만 전통 소리만으로 전체를 끌어가기엔 무겁고 지루할 수 있어 창작소리와 전통판소리를 융합했다”며 “웃음 코드와 극적 구조를 도입하면서도 권 명창의 치열한 소리인생을 섬세하게 표현하는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공연의 또 다른 특징은 주민들이 배우로 참여한다.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주민배우들은 수개월 동안 연기·무용 지도와 총연습을 함께했다. 첫해 공연부터 참여해 온 주민은 이제 전문배우 못지않다. 실제 아역을 맡은 학생 중 공연을 계기로 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하거나 전문소리꾼의 길로 들어선 경우도 있다. 또한 2014년부터는 공연에 참여한 감독과 작곡가, 작가, 전문배우를 비롯해 지역 주민이 비비락공연예술협동조합을 결성, 단순히 문화 관객으로 있던 지역민도 문화예술인으로서 활동을 하고 있다.
대본을 맡은 정선옥 작가는 “다소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음에도 군민을 배우로 참여 시킨 것은 주민들이 주체적으로 문화를 향유하는 과정을 만들어보고 싶었다”며 “오 연출가님을 비롯해 전문배우들이 정기 연습은 물론 기초 이론수업부터 일대일 맞춤 교육, 1박 2일 워크숍까지 진행해 전주세계소리축제에 초청될 정도로 작품과 연기의 완성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일 완주군수는 “이번 작품은 특히 완주군 출신 명창을 재조명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고 이를 통해 권삼득 명창의 소리생애와 우리소리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릴 수 있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지역 문화콘텐츠를 공연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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