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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한번 자만벽화마을서 정기공연 여는 청년단체 '나을 자만'

관객과 대화·SNS 생방송 / 시민 문화 교류의장 꿈꿔

▲ 지난달 30일 전주 자만벽화마을 우모내모 쉼터에서 열린 ‘MUSIC 쉼터’공연에서 관객들이 무대를 감상하고 있다.

해가 떨어졌어도 무더위가 가시지 않던 지난달 30일 오후 7시 전주 자만벽화마을. 마을내 우모내모 쉼터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돗자리에 앉거나 건물 테라스에 기대는 등 자유롭게 자리를 잡았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누가 알아주지 않아도~뿌리를 깊숙이 땅에 박고~ 위만 바라봐 난 할 수 있어~” 잔잔히 울려 퍼지는 노래 소리에 마을 곳곳에서 사진을 찍던 관광객들도 소리를 따라 모였다. 사진 배경처럼 멈춰있던 마을이 사람, 공간, 음악이 어우러져 생동했다.

 

더 나은 자만 마을을 만들기 위해 모인 청년들, ‘나을 자만(단장 이정길)’이 전주 자만벽화마을에서 매달 한 번씩 무료 정기 공연을 연다. 자본이 아닌 문화를 통해 마을을 활성화 시키고, 전주시민들의 문화 교류 장을 형성하기 위해서다.

 

본래 달동네였던 자만벽화마을은 2013년 침체된 마을을 살리기 위해 그린 벽화로 널리 알려졌고, 현재 전주한옥마을과 함께 필수 관광코스가 됐다. 하지만 도시재생 개념의 벽화마을 상당수가 잠시 이슈화될 뿐 관심이 떨어지면서 낙후되거나 상업화에 잠식되곤 한다. 이에 마을의 공동체 정신을 잇고, 특히 빈 집이 많은 자만마을을 청년들의 에너지로 활성화시키기 위해 자발적으로 청년들이 모였고 ‘나을 자만’이 결성됐다.

 

지난해 4월 만들어진 단체는 공연팀, 벽화팀, 플리마켓(벼루시장)팀으로 구성됐다. 공연 장비를 갖추고 있는 이정길 기획자를 중심으로 밴드 오몽실(황인웅, 조효정, 라경민, 송은채) 밴드 불랑(황보덕, 김민수, 조현욱) 이장헌 고경보 박로사 이지현 등 15명 정도가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30일부터 정식 공연 ‘MUSIC 쉼터’를 시작했다. 매달 한 번씩 여는 공연은 토크를 결합한 형식이다. 공연마다 주제를 달리해 이에 맞는 단체와 곡을 선정하고 관객과의 대화도 진행한다. SNS를 통해 생방송도 한다. 현장을 함께 하지 못한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서다.

 

또한 외부 지원을 받지 않는다. 이 단장은 “지원을 받지 못하면 운영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단체가 자생력을 길러야 지속될 수 있다”며 “물리적으로 필요한 장소와 장비는 마련돼 있었고, 젊은 예술인들이 재능 기부 형식으로 함께 나서줘 가능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지친 청춘에게 위로’를 주제로 열린 첫 공연에는 50여 명이 참석했다. 벽화마을을 찾는 관광객, 카페 손님 혹은 SNS를 통해 찾은 이들이다. 밴드 오몽실과 불랑, 이장헌씨 등이 노래를 부르고, 고민 나눔 시간도 열렸다. 취업준비생인 20대 후반 관객은 “주위 친구들이 모두 취업하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의기소침했다”며 “마땅히 털어놓을 곳도 없었는데 공연을 보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또 나와 비슷한 이들과 함께 고민도 나눌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리허설 때부터 3시간 넘게 지켜본 외국인 관광객들은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시민들이 함께 어울리는 여유를 즐길 수 있었다고 했다.

 

“지금은 전주시민들보다 오히려 관광객들이 많지만 조급해 하지 않고 꾸준히 활동할 생각이에요. 사람만 많이 모이는 게 능사가 아니라 진짜들이 모여 가치를 공유하는 게 중요하니까요.”

 

추후 공연 일정은 SNS(페이스북 ‘나을 자만’ 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김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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