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은 많은데
할 일 없이 어슬렁거릴 때가
가끔은 있다
비어 있는 손처럼
머릿속도 휑하니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아
바닷물처럼 출렁거릴 뿐
말갛다
조금 전의 복잡은 어디로 갔을까
우두커니 앉아 있는 네 앞에
우루루 몰려나온 고요가
복잡을 해체하고 있는 중이다
할 일 없는 날
할 일을 털어버렸다
△할 일이 없는 날은 할 일을 털어버린 날이다. 아니, 할 일이 생각나지 않아 머릿속이 휑하니 비어 있는 때이다. 주춧돌이 무너지는 것 같은 두려움과 거센 풍랑이 안방까지 덮칠 것 같은 불안감이 할 일을 생각나지 않도록 한다. 내 몸 주위를 감싸고 있는 고요. 그 고요가 하늘과 땅을 맞닿게 하는 어둠을 느낀다. 어둠은 무섭다. 우두커니란 말도 무섭다. 시인 이소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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