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미대 졸업생 10명 선발…9일 개막
“순수 미술 한다고 하면 어떻게 먹고 살려고 하냐는 말을 많이 듣죠. 하지만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게 행복하니까요. 미술을 놓지 않고 평생 예술가로 살고 싶어요.”
전북지역 대학 미술학과가 잇따라 폐과·인원 감축되고 있다. 대학에서 취업률이 높은 학과를 장려하고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는 학과들을 정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술을 전공해 전업 미술인으로 살겠다는 청년들이 있다. 순수미술 교육의 위기 속에서 이들의 선택은 더욱 소중하다.
우진문화재단(이사장 김선희)이 오는 9일부터 22일까지 우진문화공간에서 ‘제26회 신예작가초대전’을 연다. 개막식은 9일 오후 6시.
신예작가초대전은 도내 대학별 미술학과의 졸업생 중 추천을 통해 대표 학생을 선발, 대중에게 선보이는 기획전이다. 올해는 강유진(전북대·서양화) 고건영(군산대·서양화) 고은솔(원광대·한국화) 김관호(원광대·조소) 김단비(군산대·한국화) 박지수(전북대·한국화) 안제하(예원예술대·한지조형디자인) 이루리(전북대·조소) 이수정(원광대·서양화) 조혜미(예원예술대·한지조형디자인)등 열 명의 신예작가가 선정됐다. 군산대 예원예술대 원광대 전북대의 미술학과에서 한국화 서양화 조각을 전공하고 2월에 졸업한 작가들로, 학생이 아닌 전문 작가로서의 첫발을 내딛는 전시다.
새내기 미술가가 이미 수많은 작업방식이 존재하는 현장을 비집고 자신만의 작업 세계를 구축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학부생활 동안 진지하게 ‘미의 내면적 본질’에 몰두해온 이수정 작가는 화려한 외면적 아름다움 속에서 내면의 아름다움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작품화했다. 이 작가는 “여러 번 오는 게 아닌 졸업 후 단 한 번 찾아오는 기회인데 신예작가에 선정돼 전시를 할 수 있게 돼서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이루리 작가의 조형 작품 ‘규칙, 불규칙’은 규칙적으로 나열된 나무 조각들이지만 원통형으로 배열해 단순하고 직선적인 삶을 사는 현대인들이 이상적인 행복을 찾길 바라는 의도가 담겼다. 순수미술은 힘들다고 하지만 특히 무겁고 비싼 재료를 다루는 조소는 더욱 선택하기 쉽지 않다. 입체적으로 모든 면을 상상하면서 작업하는 것이 조소의 매력이라는 그는 “그동안 학교에 제출했던 과제작, 졸업작품을 해오다가 전업 작가로서 대중에게 미술 작품을 선보이는 것은 처음이라 너무 떨린다”며 “한 단계 성장하는 기분이고, 앞으로도 다양한 재료와 방식을 연구해 내 작품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언뜻 보면 서양화처럼 보이지만 전통채색 기법으로 작업한 박지수 작가의 인물화 ‘중환자실’. 물에 적셔진 장지가 일어날 때까지 수십 차례 반복되는 붓질로 양감을 드러내 중후한 깊이 감을 자아낸다.
도내 각 미술대학의 특성과 대학이 배출한 유망한 신예작가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에는 신진작가로서의 고민과 도전정신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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