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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같은 그 시절 아련한 추억…서학동사진관, 26일까지 '꽃시절' 기획전

전북지역 마을 돌며 주민들 사진 수집·인터뷰

▲ 평지리 도리떡의 추억.1959년. 이인순.

사진은 당시의 기억과 상황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머릿속에 가물가물하게 남아있던 추억들은 사진을 봄으로써 생생하게 살아난다. 사진을 통해 되살아나는 기억과 감정들은 톡 터지는 꽃봉오리처럼 짜릿한 감흥을 일으키는 것이다.

 

전주의 서학동사진관에서 오는 26일까지 기획사진전 ‘꽃시절’을 연다. 이번 기획전은 우연히 보게 된 이름 모를 젊은 여인들의 빛바랜 사진 한 장에서 시작됐다. 사진 아래에 쓰여 있는 ‘꽃 시절에 친우를 부여잡고, 단기 4292년 3월5일’이라는 선명한 글귀를 마주하노라면 야릇한 감회 같은 것이 서린다.

 

전시를 기획한 김지연 관장은 “지금은 일흔 후반에 접어들거나 이미 고인이 된 할머니들이지만 촬영 당시인 1959년엔 스무 살 청춘이었다”면서 “흑백 사진에서 결의에 찬 두 손을 움켜쥐고 앞을 바라보고 있는 젊은 여성들을 보고 있으면 그들의 스무 살 시절을 직접 만난 것 같고 마음이 흔들리는 것이다”고 말했다.

 

사진은 기억의 확장을 위한 기록이자 증거이며 예술로서의 역할을 떠나 그 자체만으로 흥미로운 일이다. 이번에 선보이는 사진들은 인간이 자신의 존재를 얼마나 진지하게 혹은 흥미롭게 증명하고 밝히려고 하는지에 대한 관찰이다.

▲ 전순자씨와 번암친구들.1959년.

어떤 사진은 글귀를 써넣음으로써 더욱 굳건한 ‘안전장치’를 하고 있다. 단순히 촬영날짜를 적는 경우도 있지만, 당시의 유행이나 상황 혹은 심경을 적어 넣으므로 더욱 ‘특별’하게 하고자 한 것이다.

 

김 관장은 “시간이 흐르면서 개인의 기억이 그 시대의 모든 이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허다하고, 이 모든 이의 향수가 바로 역사이기도 하다”면서 “사진이라는 ‘증거’ 속에 아로새겨진 대부분의 글씨가 상황을 더욱 진지하게 만들기보다는 재미있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전시 작품은 김 관장이 도내 마을을 돌며 수집한 사진들인데, 특별한 날뿐만 아니라 평범한 일상을 기록한 것도 많다. 사진 속 주인공이나 마을 어른들을 촬영한 동영상도 선보인다. 지난날의 추억과 힘든 인생 속에서 자신의 ‘꽃 시절’은 언제였는지에 대해 인터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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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현 kbh768@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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