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진난만해 보이지만…슬픈 멸종위기 동물들
신예작가로서 왕성한 작업 활동을 시작한 엄수현 작가가 두 번째 개인전 ‘우리 모두의 기억’을 연다. 다음달 5일까지 우진문화공간. 엄 작가는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어가는 멸종위기의 동물들을 그린다. 다만, 단순히 관찰해 보이는 단편적인 모습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멸종 위기의 동물들이 처한 아픔을 이야기화해 작품 안에 녹여낸다. 밝고 화사한 분위기의 그림은 평화롭게 보이지만 그 안엔 반전이 담겨 있다.
‘우리 모두의 기억-웨딩마술’의 경우 거북이들이 행복한 결혼식을 올리고 있지만 이들이 두르고 있는 면사포나 턱시도, 부케는 모두 바다에 버려진 비닐과 폐타이어로 만든 것들이다. 쓰레기로 오염된 바다에서 생명을 위협받는 존재들을 이야기했다. 육지에 있는 북극곰이 낯설게 느껴지는 작품 ‘우리 모두의 기억-신부 대기실’은 북극곰이 얼음이 녹아 육지로 내려오게 되고, 육지에 사는 곰과 교배를 해 돌연변이가 태어나게 된 현상을 비판한 작품이다.
엄 작가는 “사회 이슈를 재조명해 작품으로 풀어내고 싶다”면서 “겉모습은 귀엽고 밝아 보이는 동물들의 고통의 순간을 ‘결혼식’ 등처럼 인간이 행복하다고 느껴지는 장면에 빗대 인간에게 경각심을 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한 “아직 많은 그림을 그린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멸종 위기의 동물을 꾸준히 그리면서도 테마를 조금씩 달리할 계획”이라며 “그림 안에 이야기를 더욱 풍부하게 넣어서 관객이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작가는 전북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미술학과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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