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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재·최승범 첫 시화전…두 거장의 60년 우정, 시와 그림으로 꽃 피었네

최승범 시인 자작시 쓰고 박남재 화백이 그림 / 고교 선후배 사이 예술·인간적 교류 맺어와 / 전주 누벨백미술관 다음달까지 20여점 전시

▲ 손을 꼭 잡은 박남재 화백(왼쪽)과 최승범 시인.

“고등학생 때부터 나는 성격이 거침없고 최승범 선생은 차분했지. 정반대여서 더 잘 맞았는지도 몰라. 몇 해전 최 선생이 오래 입원해 있을 때는 매일 병문안을 갔어. 오랜 세월 추억과 애환, 예술적 교류를 나눈 아우를 나보다 먼저 보낼 수 없었지. ‘박남재가 최승범을 살려내고 있다’는 말도 돌았어.” (박남재 화백)

 

“박남재 형은 교수, 서양화가, 미술평론가 등으로 불리지만 나에겐 그저 순수한 인연을 맺은 남재 형이라네. 정신적인 교류는 나눠 왔지만 이제야 남재 형과 함께 무언가를 이뤄보게 됐어. 우리가 함께 예술적 무언가를 남길 수 있음이 이번 시화전이 기쁜 이유지.” (최승범 작가)

 

고교 선·후배로 시작해 60년 간 이어져 온 박남재(89) 화백과 최승범(87) 전북대 명예교수의 우정과 예술적 교류를 조명하는 전시회가 열린다.

 

전주의 누벨백미술관(관장 최영희)이 7월 31일까지 기획초대전 ‘박남재 화백과 최승범 시인의 운명 같은 동행’을 연다.

 

원광대 미술대학장 등을 지낸 박남재 미술가는 국내·외에서 활발한 전시 활동은 물론 2013년에 우리나라 예술계에서 최고의 영예인 대한민국 예술원상을 수상했다. 전북대 문과대학장 등을 지낸 최승범 교수는 지금도 매일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고고한 선비의 전형이다.

 

최영희 누벨백 미술관장은 “전북을 대표하는 두 원로 예술인은 젊은 시절부터 희로애락을 같이하고 서로를 응원해왔다”면서 “미술과 문학계에서 독보적인 두 분의 합작 시화전을 열게 됨에 따라 훌륭한 작품을 감상하는 동시에 도내 예술계에서도 역사적인 의미가 있으리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전시는 지난해 겨울부터 최승범 선생이 직접 시를 쓰고 박남재 화백이 이에 어울리는 그림을 그린 시화 20여 점을 선보인다.

 

‘푸른 산골 물 흐르듯 맑은 가락으로만/ 국화꽃 따들고 남산 보던 마음으로만 다스려/ 어줍잖은 세월도 웃고 살 순 없을까.’(최승범 시 ‘어줍잖은 세월도’ 중) 이 시에 맞춰 박 화백은 그의 작품 특유의 붉고 기운생동한 산맥을 그렸다. 흐르는 세월에도 변치 않는 그의 정신과 역동적인 작품 세계가 담겼다.

 

박 화백은 “시화는 시를 쓴 작가의 마음을 읽어내면서도 자기 그림 세계를 만들어내야 한다”면서 “사실적으로 그리면 유치해지기 쉽기 때문에 고민을 하다 자연에서 단초를 얻은 추상을 그렸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남재 형이 시화전은 처음이기 때문에 애를 많이 쓰셨다. 나의 작품 세계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간결해보이지만 쉽게 그릴 수 없는 그림이다. 형이 있는 순창을 오가며 교감을 이루는 시간은 고단하기도 했지만 보람있었다”고 말을 이었다.

김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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