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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친구 ‘목련꽃 그늘 아래서’…함께하니 좋지 아니한가

김종대 서예가 “관객과 친구들의 놀이터”
박인현 동양화가 “생명체로서의 우산, 화폭에”
안봉주 사진작가 “자연의 신비로움 담아”
17일까지 전주 한국전통문화전당서 기획전

'세 친구 목련꽃 그늘아래서' 전시회가 한국전통문화전당 특별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왼쪽부터) 박인현 동양화가, 김종대 서예가, 안봉주 사진작가가 어깨동무를 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조현욱 기자
'세 친구 목련꽃 그늘아래서' 전시회가 한국전통문화전당 특별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왼쪽부터) 박인현 동양화가, 김종대 서예가, 안봉주 사진작가가 어깨동무를 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조현욱 기자

고등학생 시절 까까머리 세 친구는 어느덧 머리에 흰눈이 소복이 내려앉았다. 전주고 교정에서 저마다의 푸른 꿈을 꿨던 친구들의 곁에는 이제 수많은 제자가 서 있다. 지난 2일 한국전통문화전당 특별전시실에서 열린 ‘세 친구 목련꽃 그늘아래서’ 기획초대전 오픈식 모습이다.

농대를 나와 젖소를 키우던 서예가 김종대와 줄곧 예술의 길을 걸어온 동양화가 박인현, 신문사 사진기자였던 사진작가 안봉주. 1977년 전주고를 졸업한 이들 세 친구는 40여년이 지나 합동 전시를 기획했다. 세 친구는 한목소리로 “누가 처음(전시회) 말을 꺼냈는지 모르겠지만 참 행복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지난 2013년 처음 전시회를 연 이후 벌써 다섯 번째를 맞았다.

환갑을 맞은 세 친구의 작품은 깊어진 시간만큼 중후하게 펼쳐진다. 그렇다고 분위기가 무겁거나 엄중하지는 않다. ‘관객과 친구들의 놀이터’라는 김종대 작가의 말처럼 편안한 공간. 수십 년을 작품활동에 몰두해 온 작가들의 작품은 편안한 공간 속에서 풍성하게 펼쳐지고 있었다.

전통회화의 현대적 모색을 기조로 활동해 온 박인현의 작품은 전통과 현대, 자연과 문명, 현실과 초현실의 세계를 넘나듦으로서 전통에 현대라는 시대적 감성을 덧입혀가는 도전을 선보였다. 박 작가는 “우산을 대상물로 정해 또 다른 생명체로서 화폭에 담았다”며 “우산들은 화폭속에 등장해 때로는 허공을 노니는 새와 나비가 되고 나뭇가지의 꽃과 잎, 그리고 사과가 되기도한다”고 전했다. ‘Umbrella-가을나무’와 ‘Umbrella-달빛소나타17’ 등의 작품을 통해 한지에 채색된 우산의 오묘한 조화로움, 그리고 매혹적 담묵의 세계를 확인할 수 있다.

인내와 기다림으로 생태사진을 찍어온 안봉주 사진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그 시간’을 주제로 했다. 자연에 아로새겨진 시간의 그림자를 렌즈에 담아냈다. 그의 이번 모든 작품에는 ‘나무’가 등장한다. 나무를 매개체로 자연을 표현했다. 하늘을 향해 올곧게 뻗어나가는 바이칼호 옆 홍송(紅松)부터 전주천변에서 아파트숲을 바라보며 선 나무. 블라디보스톡 교각에서 찾은 인간이 만들어낸 선과 나무들이 만들어낸 자연의 선이 교차하는 모습까지. 안 작가는 “나무를 통해 우리가 살고있는 이 자연의 신비로움과 고마움을 카메라에 담아내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인간을 향한 따뜻한 메시지를 전하는 서예가 김종대는 이번 전시회에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작품을 선보였다. 김 작가는 “좋은 글귀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한문과 한글, 문인화, 상징적인 형상 등을 통해서 표현한다”며 “글귀들을 인용해서 재해석하는 방법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친구’들과 함께한다는 점에서 ‘친구’나 ‘관계’, ‘가정’, ‘사랑’ 등을 주제로 부드럽고 때론 강건한 서예의 미학을 선보였다.

시간의 깊이만큼 이들이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는 예술의 세계는 중후하다. 인생 후반 잔잔한 감동을 담은 작품이 도민들을 기다린다.

세 친구는 “고등학교 동창 친구들이 예술이라는 세계 속에서 이렇게 판을 벌이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며 “전시회를 준비하는 동안 서로 웃고, 떠들며 학창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도 들었다. 전시를 찾는 분들도 모두 순수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오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17일까지 한국전통문화전당 3층 전시실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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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친구 #김종대 #박인현 #안봉주 #한국전통문화전당
천경석 1000ks@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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