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심리 2개월 연속 급락...고강도 규제·수요 이탈에 ‘관망장세’ 짙어져
전북 아파트 분양시장에 다시 찬바람이 불고 있다.
7일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11월 분양전망지수에서 전북은 전달(90.9) 대비 24.2포인트 떨어진 66.7을 기록하며, 지방 8개 도 가운데 중하위권으로 내려앉았다. 전 달 18포인트 넘게 반등했던 흐름이 한 달 만에 급반전한 셈이다. 전국 평균도 72.1로 19.4포인트 급락해 전반적인 시장 심리 위축이 심화되고 있다.
이번 하락은 고강도 규제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10·15 대책 이후 수도권 다수 지역이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고, LTV·DSR 규제도 한층 강해졌다. 금융규제 강화는 지방에도 빠르게 파급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 분양전망지수는 100.2에서 73.3으로 26.9포인트 급락했는데, 이 영향이 지방으로 확산되며 전북을 포함한 도지역도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북의 분양가격 전망지수 역시 90.9에서 66.7로 떨어졌다. 사업자들은 자재비 안정과 공급 둔화로 공사비 부담이 다소 줄어들 것이란 기대를 내비치지만, 규제 강화로 인한 수요 감소가 가격 전망을 짓누르는 분위기다. 분양물량 전망지수는 79.7로, 전달 대비 9.7포인트 떨어졌다. 신규 공급을 결정해야 하는 사업자 입장에서 “시장 불확실성이 크다”는 판단이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미분양 전망지수는 98.5로 8.9포인트 상승했다. 청약 대기수요가 줄고 관망세가 확대되면서,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증가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전북의 경우 올 한 해 준공 후 미분양이 급증한 데다, 기존 미분양 해소 속도도 더딘 상황이다.
지역별로도 온도 차가 뚜렷하다. 전주·완주 중심의 비교적 선호도가 높은 생활권은 공급 시기와 입지에 따라 제한적 수요가 존재하는 반면, 군산·익산 등 일부 지역은 미분양 증가와 전세 수요 감소가 겹치며 시장 경색이 이어지고 있다. 보고서에서도 “다주택자의 비수도권 매도 증가 우려”가 지방 전반의 하락 전망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됐다.
지속된 규제와 수요 위축은 향후 전북 분양시장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리 인하 기대가 시장 심리를 떠받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이미 축소된 구매력과 인구 감소 흐름이 겹쳐 단기간 회복은 쉽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실제로 전북은 14개 시·군 중 11곳이 소멸위기지역으로 분류돼 있어 청약 대기수요 자체가 얇다.
전문가들은 “전북 분양시장은 규제 영향보다 인구·수요 기반 약화라는 구조적 요인이 더 크다”며 “신규 공급은 정비사업·도심 회복 사업 중심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미분양 리스크를 관리하지 못하면 지방 시장의 장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분양가 심사·공급 조절·사업성 검증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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